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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등굣길 머리 위로 중장비·건설자재 '휙휙'‥"아무도 책임 못 져"

[바로간다] 등굣길 머리 위로 중장비·건설자재 '휙휙'‥"아무도 책임 못 져"
입력 2023-06-19 20:02 | 수정 2023-06-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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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백승우 기자입니다.

    이곳은 서울 강남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 현장입니다.

    유명 대형 건설사 두 곳이 나눠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최근 이 공사 때문에 아이들 학교 보내기가 겁난다는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 얼마나 위험하다는 건지 바로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학교 밖으로 나오는 학생들.

    하지만 가는 길이 순탄치 않습니다.

    어린이 세명이 나란히 걷기에도 비좁은 울퉁불퉁한 인도, 각종 중장비와 대형 건설자재가 쉴새 없이 움직입니다.

    아이들과 공사장 사이에 놓인 건 어른 키높이 정도의 천으로 만든 가림막 뿐입니다.

    [고미경/학부모]
    "가벽(가림막)이 낮으니까 아무래도 저희 아이들은 '이게 뭐지' 하면서 밀어보기도 하고, 그 아랫부분에 발도 이렇게 넣거든요. 그래서 매우 위험해요."

    정류장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조마조마합니다.

    [김민하/인근 초등학교 학생]
    "(건설장비가) 돌멩이들 막 싣고 다니는 게 계속 줄 출렁출렁거리고 약간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거 보고 너무 무서웠어요."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한창인 공사.

    겨우 2~3미터 거리에서 대형 철근 빔과 철판, 콘크리트 자재가 등하굣길 학생이나 보행자들 머리 위로 위태롭게 오갑니다.

    아이를 안은 여성 옆으로 쇠사슬에 묶인 건설 장비가 크게 출렁이며 움직이고, 건널목에 서 있는 사람의 바로 뒤에서 대형 굴착기가 360도 회전을 하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인도와 공사장을 구분 짓는 가림막은 천막으로 된데다 철 기둥 역시 쉽게 흔들리는 수준입니다.

    인근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지만, 재건축 조합은 묵묵부답입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
    <안전 관리 관련해서 조합 측은 따로 입장이 없으시다고 보면 될까요?>
    "없습니다."

    시공사인 대형 건설사들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조합이 별도로 발주한 상가랑 이런(도로 확장 등) 공사라서 저희랑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안전 우려가 제기된 현장 공사를 맡은 한 중소 건설사는 "오히려 높은 가벽을 세우면 쓰러질 위험이 있어 가림막으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관할 강남구청도 "보행로 바로 옆에서 하는 공사라 가벽 설치가 어렵다"고 답변했습니다.

    공사장 반경 1km 안에 있는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8개.

    아무도 잘못한 게 없다며 공사가 진행되는 사이 위험천만한 등굣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한재훈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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