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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건강보험, 외국인에게 줄줄 샌다?

[알고보니] 건강보험, 외국인에게 줄줄 샌다?
입력 2023-06-21 19:55 | 수정 2023-06-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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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외국인의 건강보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서는 안 됩니다.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 막겠습니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우리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사실인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취업이나 유학 등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은 건강보험료를 내면 우리 국민처럼 건강보험 혜택을 받습니다.

    특히, 직장가입자는 가족도 '피부양자'로 똑같은 혜택이 적용됩니다.

    이 점을 노리고, 외국에 있는 가족을 데려와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게 한 뒤 돌려보낸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한 외국인은 입국 직후 사위의 피부양자로 가입한 뒤 2주 동안 간질환 치료를 받아 건강보험에서 9천만 원이 지급됐고요.

    또, 입국 후 넉 달 동안 협심증으로 진료받고 치료가 끝나자 곧바로 돌아가, 공단이 2천6백만 원을 부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기자 ▶

    하지만, 이런 일부 사례만 놓고 건강보험이 외국인에게 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신 통계인 2021년 기준으로 외국인이 낸 건강보험료는 1조 6천억 원이었는데요.

    병원비로 받아간 건 1조 1천억 원이었습니다.

    외국인을 상대로 5천2백억 원의 흑자를 낸 겁니다.

    다만, 이 중에 중국인은 상황이 다른데요.

    같은 해 중국인들을 상대로 건강보험은 109억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1천5백억 원에 달했던 적자 규모가 해마다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9년 국내 모든 외국인에게 무조건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적자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리포트 ▶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어제 연설에서 중국인을 따로 언급했는데요.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그만큼 혜택을 못 받는다며, 우리도 중국인에 대한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상호주의'를 내세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부당하고 불공평한 겁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 의료보험에 외국인은 물론 중국인에게도 '피부양자'라는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을 상호주의에 입각해 출신국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중국인에게만 차별적으로 혜택을 줄이는 것도, 전 세계 모든 나라별로 다른 건강보험 체계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겁니다.

    [김윤/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지출의 규모를 가지고 상호주의를 따지는 건 말이 안 되죠. 상호주의가 사회보험의 기본 원리가 된다고 하는 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인데요."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외국인은 2.5%, 외국인에 대한 지출은 1.4% 수준입니다.

    외국인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새고 있고, 그래서 중국인 등에 대한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자료조사: 박호수, 박호연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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