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게, 천3백억 원 넘는 돈을 물어주라는 국제 분쟁 기구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삼성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불법적으로 돕는 바람에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겁니다.
론스타에 이어 또다시 외국 투기자본에 거액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온 건데, 법무부는 대응 방향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제 상설중재재판소가 우리 정부에게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5천358만 달러, 약 69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정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엘리엇의 소송비용 372억 원과, 지난 8년간의 이자까지 더하면, 총 지급액은 1천300억 원을 넘게 됩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3대 주주였던 엘리엇은, 주주인 자신들이 손해를 본다며 합병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합병은 성사됐고, 삼성은 이재용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끝냈습니다.
그런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삼성 뇌물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하며 위법하게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엘리엇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5년여 만에 그 판정이 나온 겁니다.
우리 정부와 엘리엇 측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엘리엇은 "최고위층 부패 범죄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승리한 최초의 분쟁 사례"라며 "성공적인 결과"라고 자평했습니다.
반면, 법무부는 "엘리엇은 1조 원 가까이 요구했지만, 청구액의 7%만 받아들여졌다"며, "우리 정부의 93% 승소"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 정부 하에서 쟁송 절차 다 끝난 상황이었고 결과 기다리던 상황이었는데요. 추가적인 조치를 할지에 대해서 충분히 숙고한 다음에‥"
법무부는 판정문을 분석해 이의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엘리엇은 "박근혜 정부의 삼성물산 합병 개입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검찰 시절 밝혀냈던 일"이라며 "이의를 신청해도 소송비용이나 이자만 늘어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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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유경
"엘리엇에 1천 3백억원 지급"‥론스타에 이어 또‥
"엘리엇에 1천 3백억원 지급"‥론스타에 이어 또‥
입력
2023-06-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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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6-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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