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밤중에 잠수부까지 동원해서 양식 해삼을 훔쳐가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절도가 의심되는 현장을 적발해서 해경에 신고까지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제보는 MBC 전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벽 2시쯤.
군산 앞바다에 떠 있는 배 위에서 한 남성이 해산물을 옮겨 붓습니다.
배 위에는 공기통을 매고 있는 다이버가 보입니다.
이 배는 불을 끄고 조용히 항구로 이동합니다.
정박한 배 앞에 주차한 흰색 냉동탑차를 향해 어민들이 황급히 달려갑니다.
탑차가 옆으로 달아나려 하자 다른 승용차가 앞을 막아섭니다.
탑차 화물칸 안에는 빨간 통 11개가 실려있는데 해삼이 넘칠 듯 가득 담겨있습니다.
시가로 6백만 원어치입니다.
늦은 밤 해삼 절도가 잇따르자 어민들이 직접 현장을 급습한 겁니다.
[신고 어민]
"딱 (불법조업) 그거예요. 배에 다이버들이 탔고 해삼이 실렸고 (공기) 탱크가 실렸는데 그걸 보고 신고를 한 거예요."
불법조업이 의심되는 배가 갑자기 떠나려 하자 어민들은 곧바로 해경에 신고했습니다.
불과 2백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해경 파출소가 있었지만 해경은 배가 떠난 뒤에나 출동했습니다.
화물차에 실린 해삼도 확인했지만 수사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해삼을 채취하는 현장을 적발한 게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군산해경 관계자]
"'우리는 잘 모르고 (해삼) 물건만 받은 거다'라고 얘기하니까‥이제 (수사) 진척을 할 수가 없는 거죠."
인근 바다에서 밤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해삼잡이를 어민들이 14차례나 직접 촬영해뒀지만 해경은 여전히 수사하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군산해경 관계자]
"'낮에 잡은 거를 이동시켜서 와서 (화물) 탑차에다 실었다.' 그런 답변을 하면 저희는 어떻게 그걸 또 더 추궁을 해야 될까요, 육상에서…"
해경 파출소 CCTV는 불법조업 의심 선박이 머문 부두를 찍고 있고 해경 경비정도 바로 앞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해경이 수사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실상 불법 조업을 방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어민 신고자]
"불법인지 합법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화가 많이 나요 사실은. 조사는 해 봐야 될 거 아니에요."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 김관중 (전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전재웅
[제보는 MBC] 해경 파출소 바로 앞에서 불법 조업하는데‥"수사 못 해"
[제보는 MBC] 해경 파출소 바로 앞에서 불법 조업하는데‥"수사 못 해"
입력
2023-06-22 20:33
|
수정 2023-06-22 21:0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