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자신이 낳은 갓난아기를 인터넷에서 만난 남녀에게 건넸다는 여성이 경기도 화성에서 적발됐죠.
경찰이 아이를 건네받은 일당을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수년 동안 "신생아를 구한다"며 불법 입양을 시도해 온 정황들이 드러났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성에서 영아 유기 혐의로 적발된 20대 여성.
재작년 12월 출산한 뒤 인터넷에 '입양해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려 성인 남녀 3명을 만나 아기를 넘겼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여성은 '익명 대화방'으로만 연락해 이들의 이름도, 연락처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을까?
취재진이 직접 포털사이트에 '신생아 입양'을 검색해봤습니다.
곧바로 '입양을 보내고 싶다'는 글과 '입양을 원한다'는 질의응답형식 글 수십 개가 줄줄이 뜹니다.
입양 희망 댓글엔 "쪽지를 달라"거나 익명대화방 주소가 남겨져있습니다.
아이를 원한다는 이들은 누구일까?
취재진이 최근 4년간 작성된 입양 관련 질의응답글을 분석해봤습니다.
3백여 개의 계정으로 작성된 글들 중에는 "금전 지원이 가능하다" "출산일과 지역을 알려달라" "여자아이면 출산까지 도와드리겠다" 등 노골적으로 입양을 추진하는 내용들도 눈에 띕니다.
이들 가운데 뒷자리가 동일한 전화번호를 쓰는 계정 6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 계정으로는 '조산사'라며 '무료출산과 지원금 1백만 원'을 제안했고, 또 다른 계정으로는 "의사부부인데 아이를 원한다"며 "2016년에 한 명을 입양했다"고 답했습니다.
불법 입양 알선업자가 댓글을 단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노혜련/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공식적인 입양 절차를 통하지 않고 입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적격성을 충족 못할 가능성이 많은 거죠. (나중에)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있는 길도 없고 대단히 위험한 일이죠."
이번 감사원 조사로 미신고 신생아 일부가 불법 입양됐을 가능성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익명대화방 대다수는 삭제됐습니다.
화성 영아 유기 여성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여성의 휴대전화 두 대를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여성의 아이를 데려간 일행이 입양을 매개로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화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민형
"신생아 구해요" 인터넷 불법 입양 시도 만연‥'화성 영아' 행방 추적
"신생아 구해요" 인터넷 불법 입양 시도 만연‥'화성 영아' 행방 추적
입력
2023-06-23 19:50
|
수정 2023-06-23 21:3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