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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일염 행방불명‥이력 숨기고 몰래 유통

[단독] 천일염 행방불명‥이력 숨기고 몰래 유통
입력 2023-06-23 19:58 | 수정 2023-06-2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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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업자들이 사재기와 가격 담합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 과정에서 대량의 천일염이 생산지와 유통 이력을 숨긴 채, 염전에서 몰래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7백여 개의 염전이 몰려 있는 전남 신안의 한 농협.

    창고 가득 쌓여있는 천일염 포마다 손바닥 만한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도입된 '천일염 이력제'로 소금의 생산 날짜와 장소, 유통 이력 등의 정보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천일염 유통 관계자]
    <이력제가 없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력제가 없으면 이게 어디서 생산되는지 국내산인지 전혀 모르잖아요."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을까.

    섬에서 육지로 나가는 배에 올라탔습니다.

    천일염을 가득 실은 트럭으로 다가가자 운전기사가 황급히 화물칸을 덮습니다.

    확인해 보니 대부분 이력제 표지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화물차 기사]
    <이거 안 붙어 있는 거 맞죠?>
    "모르겠는데요."

    소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햇천일염이 트럭째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빠져나가고 있는 겁니다.

    [화물차 기사]
    <어느 업체에서 나온 건가요, 이거?>
    "‥"

    택배로 보내지는 천일염이 모이는 선착장 옆 공터에도 찾아가 봤습니다.

    잔뜩 쌓여있는 천일염 대부분 이력 표지가 안 붙어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유통될 천일염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력제가 붙어 있어야 할 곳에 이력제가 안 붙은 채로 유통이 되고 있습니다.

    [택배 업체 관계자]
    <이력제가 안 붙어있는 것 같은데.>
    "이력제 하시는 분이 전화를 안 받으세요."

    방금 염전에서 트럭에 실려온 천일염도 마찬가지입니다.

    [염전 생산자]
    <이력제가 하나도 안 붙어 있거든요.>
    "갖고 가서 시정하겠습니다. 바로 신청하고."

    소금 생산자인 척 대량의 소금을 싹쓸이하고 있는 업자들을 접촉해 봤습니다.

    [소금 거래업자]
    <이력제 없는데 내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운송기사들은 대량의 천일염이 이렇게 이력 표지도 없이 어딘가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운송 기사]
    <상당히 많나요?>
    "많다고 봐야지. 이력제 붙이고 간 것이 한 70만 장이면, 안 붙인 것이 30만 장."

    이렇게 이력을 숨긴 채 빠져나간 소금은 중국산과 섞어 파는 이른바 '포대갈이'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염전 생산자]
    "도둑놈들이지. 사기치는 거지. 나중에 중국 소금을 포대갈이 하고 배합해서, 중국꺼 수입해서 포대갈이 국산으로 해서‥"

    하지만 어디에서도 단속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운송 기사]
    "누가 단속을 못 하잖아. 해양수산부에서 그것을 잡아야 돼."

    천일염 이력제를 총괄하고 있는 대한염업조합은 최근 갑자기 밀려드는 주문에 어쩔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대한염업조합 관계자]
    "지금 인력 자체가 딸려버리니까 일일이 지켜보고 할 수는 없잖아요. 이 상황들이‥"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측은 현재 단속할 권한이 없다며, 등록제인 천일염 이력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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