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6·25 전쟁이 발발한 지 오늘로 꼭 73년입니다.
전장에서 쓰러져 간 호국 영웅들 중에는 아직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한 분들이 많은데요.
이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이들이 있습니다.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의 '기동탐문관'인데요.
홍의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11년 차 '기동탐문관', 박성은 씨가 전사자 유가족을 찾았습니다.
"국방부에 근무하는 박성은 유가족 탐문팀장입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꺼내든 건 유전자를 채취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박성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2팀장]
"아버님 입 안에 침이 좀 있어야 돼요. 유전자 검사할 거예요. 아프거나 이러지 않으세요."
70년 전 산화한 형의 유해를 찾겠다는 희망을, 동생은 한 번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박형식/고 박해근 일병 동생(81세)]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울면서 찾으려고 그 몸부림을 쳤는데… 가슴이 아프죠, 엄청나게 아프죠."
'기동탐문관'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합니다.
발굴된 유해가 누구인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섭니다.
[박성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2팀장]
"선생님 오른손잡이시죠. <네.> 형님도 오른손잡이셨겠죠? 안경이나 이런 것도 없고. <그 양반이 안경은 안 썼는데 눈이 나빠요.>"
전사자 기록과 제적부를 비교해, 어렵게 유가족을 찾아내 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오해를 받을 때도 많습니다.
[박성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2팀장]
"대뜸 하시는 얘기가 '필리핀이냐고, 어디냐'고. 거기 '어디 중국 연변이냐'고. 본인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왜 이제 와서 그런 걸 하냐고…"
20여 명에 불과한 탐문 인력에, 1년에만 5만 킬로미터를 누비는 강행군이지만 뿌듯했던 기억들이 힘을 내게 합니다.
[박성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2팀장]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버지를 찾아서 선산에 모시는데, 그냥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가슴이 찡하고…"
지금까지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1만 3천1백여 명이지만, 유가족을 찾은 건 212명, 1.6%에 불과합니다.
대조할 유전자 시료 확보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박성은/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2팀장]
"한 분이라도 빨리 찾아서, 이제 편히 영면에 들 수 있게 하는 게 저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이지영, 박정호 / 그래픽: 손창완, 이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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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의표
영웅을 가족 품으로‥전국 누비는 '기동탐문관'
영웅을 가족 품으로‥전국 누비는 '기동탐문관'
입력
2023-06-25 20:10
|
수정 2023-06-2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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