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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보급된 '40cm 물막이판'‥효과 어떨까 실험해보니

서울에 보급된 '40cm 물막이판'‥효과 어떨까 실험해보니
입력 2023-06-26 19:50 | 수정 2023-06-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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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년 폭우 때는 반지하 주택들의 침수 피해가 컸죠.

    일가족 3명이 숨졌던 서울 신림동 반지하 침수, 많은 분들 기억하실 텐데요.

    대책 마련에 나선 서울시는 올해 들어 높이 40cm짜리 '물막이판'을 보급했습니다.

    과연 얼마나 침수 대비에 효과가 있을지, 김정우 기자가 전문가와 함께 검증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작년 8월, 폭우로 일가족 세 명이 숨진 신림동의 반지하에 다시 가봤습니다.

    입구에 철제 틀이 생겼습니다.

    비가 안으로 들이치지 않도록 막는 '물막이판'을 끼우는 틀입니다.

    줄자로 재봤더니, 높이가 40cm.

    하지만 창문의 높이는 60cm가 넘습니다.

    [임덕래/주민]
    "한 10cm만 높여도, 저게 40cm라면은 이게 50cm만 해도 많이 좀 안정이 되긴 되죠.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한테 이거는 좀 높여서 다시 해줄 수 없느냐 했더니 규격이 그렇기 때문에 똑같다고 그래요."

    실제로 물막이판이 낮으면 방수 효과가 떨어지는 걸까요?

    3년 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는 시간당 최대 100mm가 넘는 폭우로 28가구가 물에 잠기고 1명이 숨졌는데요.

    당시와 같은 강우 상황을 가정해서 모의실험을 해봤습니다.

    물이 전혀 차지 않았을 때는 파란색, 그리고 물이 1미터 높이까지 가득 들어찼을 때는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표시가 됩니다.

    우선, 물막이판이 없을 때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비가 내린 지 2시간이 넘은 상황, 가정해봤는데요.

    0.4m 높이까지 빗물이 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4시간쯤 흐르니까 이렇게 새빨갛게 변합니다.

    이게 어느정도 수준이냐면 작년에 이 정도 비가 왔을 때 신림동 반지하는 이미 집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이제, 물막이판을 한번 설치해 보겠습니다.

    우선 0.4m 높이, 그러니까 이번에 서울시가 반지하와 지하 주차장 등에 일괄적으로 설치된 높이부터 가정해 보겠습니다.

    보시면 이렇게 막대그래프가 천천히 올라오는 모습 보실 수 있는데 3시간까지는 잘 버텨주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4시간이 지나가자 이렇게 빨간색으로 표시됩니다.

    이때 최대 침수 높이가 80cm였습니다.

    이번에는 물막이판 높이를 딱 10cm만 더 높여봤습니다.

    4시간이 지나갔는데 빨간색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죠.

    이때 쌓인 침수량, 46cm 수준이었습니다.

    딱 10cm만 높였을 뿐인데, 시간당 차오르는 빗물의 양이 이만큼이나 차이 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노성진/금오공대 토목공학과 교수]
    "높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하는 경우에는 대피 시간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급속하게) 침수 깊이가 늘어났을 때 그걸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깊이의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MBC 취재 결과 서울시는 2001년의 강수량 기준으로 2009년의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물막이판 규격을 결정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신림동 반지하 참변은 시간당 130mm의 기습 폭우에 발생했습니다.

    더욱이 서울 반지하 주택들의 물막이판 보급률은 아직 35%,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열악한 환경의 주거민들은 올여름도 가슴 졸이는 하루하루가 될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전승현·강재훈 / 영상편집: 권지은 / 3D 그래픽: 천민혁,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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