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남효정

"일본산 원산지 떼버렸다" 오염수에 강경한 홍콩

"일본산 원산지 떼버렸다" 오염수에 강경한 홍콩
입력 2023-06-26 20:21 | 수정 2023-06-26 21:40
재생목록
    ◀ 앵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일본과 가까운 홍콩 역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홍콩이 일본의 농수산물을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시민들의 반발에, 홍콩 정부 역시 갈수록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콩 현지에서 남효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홍콩 구룡반도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어촌마을 사이쿵.

    조업을 마친 어선 등 많은 배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어민은 배 위에서 갓 잡은 생선을 다듬고, 싱싱한 생선을 사려는 시민들은 선착장에 나와 흥정을 벌입니다.

    사이쿵은 홍콩의 대표적인 어촌마을 중 한 곳입니다.

    어부들은 이렇게 직접 잡아올린 생선을 배에서 팔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부터 아들까지 4대째 여기서 배를 타고 있는 라이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얘기를 꺼내자 격앙된 반응을 보입니다.

    [라이/어민]
    "오염수가 여기저기 다 퍼질 텐데, 그리고 하루 이틀 만에 퍼지는 게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거라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까지 몰려와 선착장은 어느새 후쿠시마 오염수 성토장이 됩니다.

    [챙/어민]
    <이 분도 지금 의견을 얘기하는 거예요?>
    <걱정이 많이 되시나 봐요.>
    "지금은 영향이 없지만 (오염수가) 배출이 되면 결국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손님들이 (수산물울) 안 먹을 수 있으니까."

    인근에 있는 대형 수산물시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생선과 새우, 게 등 각종 어패류를 파는 한 상점.

    자세히 보니, 가격과 원산지가 적힌 푯말이 잘려 있습니다.

    '일본산'이라는 글자를 떼버린 겁니다.

    [아멩/수산시장 상인]
    "원래 '일본 가리비'라고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일본'을 잘라내고 '가리비'라고만 적었어요."

    상인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면 앞으로 일본산 수산물을 가게에 들여놓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읍니다.

    [알롱/수산시장 상인]
    "일본 수산물은 납품을 안 받을 예정입니다."

    시민들도 걱정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주디/홍콩 시민]
    "다들 엄청 걱정하고 있어요. 홍콩에서는 일본 생선회나 일본음식을 많이 먹거든요."

    어제 현지 매체는 홍콩인의 약 80%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식품협회는 수산업계는 물론 일본산 재료를 쓰는 요식업계와 식품업계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후이와이킨/홍콩식품협회 회장]
    "만약에 그 물에 진짜 문제가 없다면, 그냥 자기 땅에 방출하지, 왜 바다에 방출합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시민 불안이 커지자 홍콩 정부도 일본을 향해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홍콩 환경장관실은 대응 계획을 묻는 MBC의 서면질의에 "일본에 일방적인 오염수 배출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최근에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 대상을 일본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에서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 영상편집 : 조아라 / 자료조사 : 허정인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