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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가까이 치열한 논쟁‥결론은 "생명이 먼저"

미국, 10년 가까이 치열한 논쟁‥결론은 "생명이 먼저"
입력 2023-06-27 19:49 | 수정 2023-06-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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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욕 강나림 특파원 연결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강나림 특파원, 미국에선 출산과 동시에 병원에서 출생 등록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산모에 대한 정보도 있단 말이죠.

    그런데 "산모가 누구인지 묻지 않겠다"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 기자 ▶

    미국에서 영아 유기는 중범죄입니다.

    아이를 잠시 혼자 집이나 차에 두는 것도 처벌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정부가 정한 안전한 피난처에 유기하면 그 사람을 찾지도 처벌하지도 않고, 양육과 관련한 책임은 정부가 가져간다는 겁니다.

    제가 취재한 관련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아이를 두고 가는 사람이 산모인지, 누군지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요.

    피난처에서는 익명성을 보장할 테니 아이를 몰래 낳아 위험한 곳에 버리기보다는 안전하게 두고 가라는 취지입니다.

    ◀ 앵커 ▶

    우리나라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도 그렇듯이 이 '아기 피난처'에 대해 미국에서도 "아이를 더 무책임하게, 쉽게 버리도록 유도하는 제도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이 법이 텍사스주에서 처음 도입된 게 1999년이고 미국 50개 주가 모두 시행하게 된 건 2008년이니까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기까지 9년이 걸렸는데요.

    그 과정에서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주지사가 법안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논란에도 결국 이 법이 시행된 이유는 부모가 아이를 안전하게 포기하는 걸 허락해야 부모 손에 버려져 숨지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거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앵커 ▶

    미국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것도 버려진 아기들이 계속해서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했기 때문이잖습니까?

    근데, 아기를 버리는 걸 제도화하도록 허락하는 게 과연 영아 유기나 살해를 막는 '정답'인가하는 의문은 계속해서 남거든요?

    ◀ 기자 ▶

    아기 피난처법에 대한 설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문구가 "수치심도 비난도 없을 거고, 이름도 남지 않습니다" 라는 거였는데요.

    처벌을 면해주고 익명성을 보장하는 게 아이를 버려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라 원치 않는 출산에 대한 수치심, 사회적 비난이 극단적으로 쓰레기통이나 냉장고 속 영아 시신으로 이어지는 것만큼은 막아보자는 겁니다.

    아이를 돌보는 역할은 부모가 포기해도 정부가 대신할 수 있지만 이것도 아이의 생명을 지킨 다음에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 :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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