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마지막 호소‥"국민 아닌 대통령 위한 장관, 파면해야"

◀ 앵커 ▶

10.29 참사 부실대응 책임자로,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에, 유족 대표가 출석했습니다.

이 장관이 유족증언에 반대하면서, 허용된 발언시간은 고작 10분 남짓, 유족 대표는 이 장관은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을 위한 장관이었다며 대한민국에서 우리 같은 유족들이 다시는 나와선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29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인 고 이주영 씨의 아버지가 헌법재판소에 출석했습니다.

[이정민/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기력도 떨어지고 힘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오늘 진술을 할 생각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기일.

이 장관은 끝내 유족 증언을 반대했고, 헌재는 유족 대표 1명에게만 마지막 날 10분을 내줬습니다.

긴장한 듯 원고를 챙긴 아버지.

재판정에서 중간 중간 울먹이면서도 담담하게 왜 이 장관은 파면돼야 하는지 진술했습니다.

이 씨는 "참사 2시간 뒤 목격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는데도, 장관은 1시간 40분 운전기사만 기다렸다"고 울먹였습니다.

재판관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이 장관은 국민을 위한 장관이 아니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정민/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집회와 대통령 경비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돼 있었고‥참사 당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행안부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을 위한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한 것입니다."

또 "파면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정민/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우리가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그 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국회 측은 "재난 대응을 책임질 장관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고, 이 장관 측은 "정치적 비판이 아닌 법적 책임은 없다"고 맞섰습니다.

탄핵심판은 접수 뒤 180일 안에 결정을 선고해야 합니다.

2월 초에 접수된 이 장관의 탄핵심판은, 8월 초까지 선고기한인데, 헌재는 "신중하게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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