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구속영장 불발‥'50억 클럽' 수사 또 제동

◀ 앵커 ▶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두고 법리적인 부분뿐 아니라 사실관계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속도가 더딘 '50억 클럽' 수사에 다시 제동이 걸리면서 검찰은 곤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새벽 1시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습니다.

법원이 심사 11시간여 만에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겁니다.

[박영수/전 특별검사]
<법원 판단에 대해서 한 말씀만 해 주시죠.>
"‥"

법원은 "실제 금품을 받거나 약속받았는지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하면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법리 뿐 아니라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아직 검찰이 혐의를 충분히 입증 못했다고 본 겁니다.

'50억 클럽' 의혹은 지난 2021년 9월 무렵 처음 알려졌습니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증거인 '정영학 녹취록' 지난 2020년 3월 대화에서, 김만배씨가 "50개가 몇 명인지 세어 보자"며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성근, 권순일" 6명 이름을 나열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대장동 비리와 함께 '50억 클럽'도 수사에 나섰지만, 곽상도 전 의원 한 명만 겨우 구속해 재판에 넘기는 데 그쳤습니다.

심지어 곽 전 의원의 아들 퇴직금은 뇌물로 볼 수 없다며 1심에서 무죄까지 선고되면서, 검찰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이후 새로 꾸려진 수사팀이 박영수 전 특검을 다시 겨눴지만, 석 달여 만에 법원에서 또다시 제동이 걸린 겁니다.

검찰은 "여러 사람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로 박 전 특검이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받은 점이 입증된다"면서, "영장기각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례적인 입장도 내놨지만, 박 전 특검 구속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려던 검찰로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장영근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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