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실세였던 1980년대 주체사상파의 사상이 정의로운지 평가하라'.
또, '민주노총과 전교조 간부들 중 간첩으로 밝혀진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
최근 어느 대학의 기말고사에 등장해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문제들, 저희가 한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해당 교수가 다른 학교에서도 똑같은 문제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강생의 30% 넘는 학생들이 무더기로 'F학점'을 받아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야권과 노동계 등을 겨냥한 원색적 비난이 담긴 시험 문제들.
최근 대전 한남대의 한 교양 과목 1학기 기말고사에 출제돼 학생들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들이 다른 대학 기말시험에도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경기도 용인의 강남대.
필수 교양 과목 중 하나인 '사회학의 초대'라는 강의였습니다.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렀던 한남대 강의의 이름은 '경제정의와 불평등'.
두 강의 모두 수업 내용과 거리가 먼 주제들로 시험을 치렀던 겁니다.
강남대에선 초빙강사 신분이었던 담당교수 임 모 씨.
[임 모 씨/강남대 초빙강사 (1학기 강의 녹취)]
"첫발을, 단추를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 낀 거야. 문재인 대통령이 친중공 정책 하면서 아주 그냥 빌빌거리고 아부하고‥"
학문적 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임 모 씨/강남대 초빙강사 (1학기 강의 녹취)]
"그게 선생님 간절한 부탁이야. 정신 차려야 됩니다. 지금 이러다가 중공 노예가 됩니다. 이 국민들이 큰일 납니다 진짜."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수강생 90여 명 중 30% 넘는 학생들이 낙제인 'F'학점을 받은 겁니다.
[수강생]
"A+ 받은 학생 얘기 들어보니까 시험 문제 한 문제 답안 작성해서 냈고, 결석 세 번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출석 다 했고 지각한 적 없고 (F를 받아서‥)"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엔 '평가의 기준이 뭐냐'는 비판 글이 쇄도했고, 수강생들의 민원 20여 건이 학교 측에 접수됐습니다.
[수강생]
"과연 이 정치적인 색깔이 가득 담긴 이 문제에 정답이 있을까‥"
강남대는 학점 구제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강의 평가 결과를 근거로 강사 임 씨를 제명했습니다.
앞서 문제가 불거졌던 한남대 역시 성적 정정 기간을 늘려 학생들의 피해 사례를 계속 접수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임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번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이준하 /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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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지은
[제보는 MBC] '황당 기말고사' 문항들 다른 대학서도 출제‥수강생 30%에 'F'학점
[제보는 MBC] '황당 기말고사' 문항들 다른 대학서도 출제‥수강생 30%에 'F'학점
입력
2023-06-30 20:17
|
수정 2023-06-3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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