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도 양양의 관광 명소를 걷던 30대 여성이 나무 난간에 기댔다가 추락해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현장에는 '기대지 말라'거나 '추락 위험' 같은 경고 문구조차 없었는데요.
취재 결과, 지자체는 이런 위험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여름철 서핑 성지로 자리 잡은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의 전망대.
지난달 17일 밤 산책로를 걷던 30대 여성이 3미터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졌습니다.
나무 난간에 기댔다가 갑자기 난간이 부서진 겁니다.
여성은 척추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부상자 남편 (119신고)]
"여기 떨어졌어요. 계단에서 이거 난간이 부러졌어요."
사고 발생 이틀 뒤 긴급보수 공사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부러진 난간의 위험성은 지자체도 알고 있었고, 보수공사를 하려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사 이전에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알림은 없었습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제 뒤에는 높이 3~4미터가량 되는 낭떠러지가 있는데요.
이렇게 흔들어 보면 난간이 뒤로 쉽게 밀리고 있습니다.
일부 기둥은 통째로 부서져 있고, 금이 쩍 갈라진 구조물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이직형/관광객]
"이 정도까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줄은… 겁나네요. (위험) 안내 표지판 하나 좀 있어야 되겠는데…"
시민들과 아이들이 자주 찾는 산책로 데크는 곳곳이 바닥이 뻥 뚫려 있거나 꺼져 있습니다.
[최재승/주민]
"이거는 진짜 위험해요. (난간은) 수리 잘 안 하더라고요."
왜 위험표시를 하지 않는지 물어보자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양양군 관계자]
"안 그래도 저희가 '기대지 마시오'라든가 '넘어가지 마시오' 이런 거(표지판)를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나무 구조물은 보통 설치 10년이 지나면 부식으로 인해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관리 매뉴얼이나 정기 점검조차 없어 그동안 지자체 공무원이 눈대중으로 부서진 곳을 파악해 수리를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이준호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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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호
썩어서 팍팍 무너지는데‥나무 구조물 관리 매뉴얼조차 없어
썩어서 팍팍 무너지는데‥나무 구조물 관리 매뉴얼조차 없어
입력
2023-07-02 20:10
|
수정 2023-07-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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