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명박 정권이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MBC 등 비판적인 방송사에 대한 장악에 나선 사실은, 지난 2017년 검찰 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는데요.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수사팀이 내부 보고서에서 언론장악 작업의 배후로 청와대 홍보수석실을 명시적으로 지목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수사팀은 언론장악을 주도한 사람으로, 당시의 홍보수석, 현재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이 사실상 정해진 이동관 특보를 지목했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9년 MBC 라디오 시사프로 출연자를 교체시키겠다는 국가정보원 문건.
퇴출 대상이라며 KBS 간부 실명을 나열한 또 다른 국정원 문건.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지난 2017년, 국정원 언론장악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내부 보고서입니다.
"방송사에 대한 문건들이 이동관 홍보수석 시절 집중돼 있다"며 "방송사에 영향력를 행사하려 작성된 것 같다"고 분석합니다.
국정원 요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문건 제목과 기한을 정해줬다", "홍보수석실은 방송사 특이사항들을 요청했고, 국정원에서 긁어모아 올려주면, 홍보수석실 운영에 활용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수사팀은 김재철 MBC 사장 취임 뒤 비판적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 등 이후 계획을 담은 'MBC 장악문건'에도 홍보수석실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정원 요원들은 "홍보수석실로 보낸 문서로 알고 있고, MBC에 전달될 것으로 짐작했다"며 "이동관 수석이 김재철 사장과 친해 문건이 자연히 전해질 거라고 추측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 문건 내용의 상당 부분이 현실화되자, "족보대로 되는구나 싶었다"고도 말했습니다.
수사팀은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국정원을 통해 청와대 지시를 잘 따르는 경영진을 구축하고, 비판적인 PD·기자들을 모두 퇴출시키는 방송 장악 계획을 세웠다"고 잠정결론냈습니다.
당시 수사팀을 이끌었던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이동관 전 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은 공소시효 7년이 지나 수사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이동관 특보는 언론장악 과정에 대해 묻는 MBC의 전화와 문자에 아무 답이 없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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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이동관 홍보수석실, 국정원 통해 '방송장악 계획'"
"이동관 홍보수석실, 국정원 통해 '방송장악 계획'"
입력
2023-07-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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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7-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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