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뾰족한 머리에 날카로운 눈빛.
우리가 아는 그 '까치' 같긴 한데, 다리는 전보다 길고, 얼굴도 작아졌습니다.
만화가 이현세의 그림 수만 장을 학습한 인공 지능, AI가 자기식으로 그린 그림인데요.
이 까치를 누가 그린 만화로 봐야 할지, AI가 창작한 작품을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연필과 지우개, 팔토시가 널려 있는 '까치 아빠' 이현세 작가의 작업실.
평생 손 그림만 고집해 오던 이 작가는 요즘 컴퓨터에 매달립니다.
작년 10월부터, 40년간 그려온 까치 그림 3만 장을 인공지능, AI에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현세 - AI 개발자]
"과하게 여기여기 너무‥
요즘 스타일에 맞게 그려보라는 명령에 따라, AI가 창작해 낸 새로운 까치의 모습입니다.
어깨는 넓어지고, 얼굴도 작아졌습니다.
[이현세/만화가]
"나도 눈이 변해서 체형이 이 정도는 돼야 될 것 같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 12등신은…"
이 작가는 AI가 더 완벽해지면, 자신의 작품도 불멸의 생명을 얻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현세/만화가]
"100년 뒤에 이현세를 대신해서 AI 자체가 그때의 세상을 보고 세상 사람들하고 공명할 수 있다. 나는 죽어도 내 생각은 그러면 불멸이 되는 거잖아."
웹툰 업계에선 이미 만화 창작을 위한 AI를 본격 개발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관계자]
"창작자의 작업 시간을 30%에서 최대 50%까지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작가들은 불안해합니다.
AI가 찍어내듯 웹툰을 마구 그려낼 경우,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웹툰은 시작일 뿐 AI는 이미 안무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고,
[김혜연/안무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반면에 한편으로 그런 인간다움이 조금 소멸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이완/조각가]
"AI하고 협업하는 느낌. 자기 상상하고 제일 비슷한 걸 선택하기만 해도 예술작품이 되는 시대가 오지 않나."
문제는 인간과 AI의 역할이 뒤섞이면서 앞으로 AI의 창작물을 누구의 것으로 인정할지 판단이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박정훈/저작권위원회]
"AI 대해서 저작권을 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세계적으로 다 논의를 같이 해야 되는 부분들이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들은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여기에 창작자들 사이에선 AI가 대량 학습하는 원 료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장영근, 한지은 / 영상편집: 장예은/ CG : 최유리, 남지원 / 영상제공 : AI디렉터 딸기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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