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젯밤 경기도 한 펜션의 객실 안 수영장에서 20개월 된 아기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나 개인 공간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전용 수영장이 딸린 이른바 '풀빌라'를 많이 찾고 있는데요.
하지만 객실 내 수영장은 현행법상 안전 규정이 아예 없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
어젯밤 9시 반쯤, 이곳에서 20개월 남자 아기가 물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사고 펜션 투숙객]
"갑자기 큰 소방차랑 경찰차 같이 와서 이제 아기들 좀 들어가라고 하시더니‥"
소방 헬기까지 이송에 동원됐지만 아기는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이 펜션은 방마다 전용 수영장이 딸려 있는 이른바 '풀빌라'.
약 70센티미터 깊이의 객실 내 수영장에 아기가 빠진 겁니다.
객실에 함께 머무르던 부모는 아기가 수영장으로 향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사고가 난 객실 수영장은 바닥을 파서 만든 형태로 턱이 따로 없어서, 갓 걸음마를 뗀 아기도 스스로 물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현행법은 객실 안에 있는 수영장에 규격이나 안전 수칙 등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체육시설법'에는 수영장 안전 운영과 규격에 관한 내용들이 명시돼 있지만, 돈을 받고 운영하는 '수영 시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숙박 시설로 분류되는 '풀빌라'에는 구명조끼 하나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경기 가평군청 관계자]
"영업 신고 당시에 특별히 수영장에 관한 그런 내용은 전혀 없으세요."
풀빌라 운영자는 물론 이용객들도 불안감을 숨기지 못합니다.
[한지수/인근 펜션 이용객]
"그런데 펜션 같은 경우에는 안전요원 배치가 사실상 쉽지가 않아서 온전히 부모가 계속 지켜봐야 되는데‥"
[사고 펜션 운영자]
"어른하고 꼭 (수영장에) 들어가야 돼요. 그리고 안전 이거 수영 구명조끼 주고 (안내했다.)"
<입실할 때 당부를 하신다는 거죠?>
"그렇죠 그렇죠 그래야지."
결국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는 건, 함께 묵는 보호자나 부모의 몫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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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서영
안전 사각지대 '풀빌라'‥수영장 빠진 20개월 아기 숨져
안전 사각지대 '풀빌라'‥수영장 빠진 20개월 아기 숨져
입력
2023-07-07 20:03
|
수정 2023-07-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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