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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2년 만에 열린 용눈이오름 가보니‥곳곳에 남은 상흔

[지구한바퀴] 2년 만에 열린 용눈이오름 가보니‥곳곳에 남은 상흔
입력 2023-07-08 20:20 | 수정 2023-07-0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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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이곳은 제주 용눈이오름입니다.

    심각한 훼손 때문에 2년 동안 휴식년제가 시행됐고요.

    일주일 전부터 다시 탐방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동안 용눈이오름의 상처가 얼마나 치유됐는지 그리고 이런 오름과 같은 소중한 자연자원을 보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제주 동부에서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찾던 오름 중 하나인 용눈이 오름.

    예능 프로그램 등에 소개된 이후 찾는 이들이 급증했고, 스코리아라는 화산분출물로 이뤄진 독특한 토양과 식생은 크게 훼손됐습니다.

    결국 탐방 중단이라는 처방이 내려졌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탐방로 주변으로 붉은색 흙이 훤히 드러나 있었거든요. 확실히 탐방객이 줄어드니까 자연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토양 유실이 심각해 시설물을 고정하던 철근이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였던 정상부도 복구됐습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토양이) 한 30센티미터 정도 유실된 그런 상태였는데요. 그 상태에서도 탐방객들이 계속 오면서 훼손이 계속 가속화되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탐방로 주변 곳곳에서 보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는 탐방객들은 여전해서, 올가을, 억새를 보러 다시 몰려든다면 또다시 훼손이 우려됩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만약 여기가 훼손됐다 하면 여기서 (사진을) 안 찍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훼손이) 점점 확대되는 거에요."

    나름 이름이 알려진 오름들은 모두 이렇게 크고 작은 상처가 있습니다.

    다랑쉬오름 앞 아끈다랑쉬오름 정상에는 '나 홀로 나무'로 유명한 후박나무가 있습니다.

    나무 앞에서 사진 찍는 탐방객들 탓에 뿌리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새별오름은 한 해 150만 명 가까운 탐방객이 찾아 훼손을 가속화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오버투어리즘.

    관광객이 너무 몰려 환경이나 식생, 원주민들의 생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뜻의 용어입니다.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보전 가치가 높은 자연 자원에 대한 탐방을 제한하는 조치는 세계 곳곳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최근 유럽에선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관광객을 제한하는 조치들도 속속 마련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과 거문오름에선 탐방 예약제가 시행 중입니다.

    [김홍도/제주오름보전연구소 대표]
    "(탐방) 예약제를 실시해서 시간대별로 적당한 인원을 나눠서 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지 않으면은 지금처럼 (오름은) 무조건 파괴가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지난 2016년 오름 보전 계획에서 제시한 탐방 인원 제한은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고, 그 사이 368개, 제주 오름들의 상처는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한지은 / 영상편집 : 권지은 / 사진제공 : 제주참여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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