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전세사기'와 관련해서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입자들까지 공범 의혹을 받는 전세사기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임차인이 되면 대출 이자를 대신 내주고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는 여기에 보증보험을 가입시켜준 주택도시보증공사였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부천시의 한 빌라.
4년 전 2억 3천만 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세입자는 '이사 지원금' 명목으로 중개인에게서 무려 2천4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보증금의 10%를 넘는 액수입니다.
이런 파격적 혜택은 당시 이 집만이 아니었습니다.
인근의 다른 빌라는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과 심지어 전세금 대출 이자까지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중개보조원 (특사경 조사 영상)]
"노골적인 임차인분들은 '여기는 5백만 원 준다는데 여기는 얼마까지 줘요?' 이런 식의 분들도 계셨어요. 그냥 다 그렇게 했었으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곳 빌라들은 대부분 신축으로 전세계약 시 매매계약이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집주인이 바뀌는 건데 매매가는 전세가와 별 차이도 없습니다.
세입자로서는 깡통전세가 될까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계약 시 각종 혜택이 제공된 겁니다.
보증금을 불안해하는 세입자들에겐 이자 지원까지 해가며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에 전세금 대출을 받고 보증 보험에 가입하도록 해 안심을 시켰습니다.
거래를 성사시킨 건 중개업자와 그 보조원들.
조사 결과 중개업자들은 건축업자에게 14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습니다.
그 중 44%가 세입자들에게 흘러들어간 걸로 조사됐습니다.
[전직 중개보조원]
"안심 대출이 있으니까 계약을 하는 거지. 저는 손님들도 다 알고 진행했다고 봐요. 거의 반 이상을 손님들이 돈을 가져간다고 보거든요."
어떤 중개업자는 신축빌라 계약에 필요한 날인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2019년 2월부터 10월까지 1천8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공인중개사 (특사경 조사 영상)]
"임차인한테 피해없으니까, 이 내용만 잘 무마되면은 문제가 없다싶어서 제가 한 달에 2백만 원씩 제가 받았어요."
건축주에게 집을 산 이들, 즉 새 집주인은 명의만 빌려주는 바지 임대업자입니다.
애초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던 사람들.
피해액은 고스란히 HUG의 몫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2019년에서 2020년에 부천 일대에서 입은 피해액만 190억 원에 달합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은 리베이트를 받고 불법 중개를 한 혐의로 중개업자 7명을 입건하고 이번 주 내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또 세입자들 역시 여러 혜택을 받는 과정에서 범행을 인지하거나 공모했을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검찰로 넘기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한재훈·이상용 / 영상편집: 정선우 / 영상제공: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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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현지
[단독] 전세사기 '리베이트 잔치'에 멍드는 HUG‥세입자도 한통속?
[단독] 전세사기 '리베이트 잔치'에 멍드는 HUG‥세입자도 한통속?
입력
2023-07-10 20:13
|
수정 2023-07-1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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