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장마철마다 되풀이되는 옹벽 붕괴 사고,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사고 위험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파트 단지들 중에는 보기에 좋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취약한 옹벽을 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무너진 주택 옹벽입니다.
5미터 높이의 옹벽 안쪽에 쌓여있던 토사가 위쪽에 있던 나무들과 더불어 그대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김영천/인근 주민]
"여기 향나무가 굉장히 클 거에요. 두 그루가 그냥 같이 그냥 우르르 쏟아졌어요. 바닥에 엄청나게 흙하고 같이..."
급경사지를 깎아 평탄한 지형을 만들기 위해 세워지는 옹벽은 뒤쪽의 무거운 토양을 지탱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비가 계속 누적돼 압력이 높아진다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토양에 물의 흡수를 막거나 원활한 배수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배수가 부실하거나, 물이 잘 스며드는 구조일 경우 집중호우를 견디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난 옹벽의 경우 뒤쪽이 잔디로 뒤덮인 정원이어서, 빗물이 옹벽 안쪽 토양으로 고스란히 스며들어 압력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는 더 강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취약한 옹벽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아파트 뒤쪽에 커다란 돌, 조경석으로 쌓은 높은 축대가 오늘 새벽 무너졌습니다.
자칫 아파트 건물을 덮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사흘 전에도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아파트 4층 높이로 조경석이 높게 쌓여있던 곳입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조경석들이 아래쪽으로 무너져 내려버렸습니다.
보기 좋다며 최근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조경석 축대, 산석옹벽은 기존 콘크리트 옹벽에 비해 토양에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더 크고 버티는 힘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문경/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MBC재난자문위원)]
"기존의 옹벽보다 구조적으로 튼튼하지는 않아요. 지금처럼 강한 비가 오래 오는 경우에는 기존 옹벽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27일 동안 704mm, 3년 전에도 28일 동안 700mm가 넘는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올 장마에도 지난 12일까지 전국 평균 316.8mm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누적 강우량뿐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강력해지는 집중호우.
미관을 위해 안전이 뒷전일 수는 없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이관호 / 영상편집 : 김하은 / 3D그래픽 : 정현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민욱
장맛비는 더 많고 강해졌는데‥옹벽은 더 위험해졌다
장맛비는 더 많고 강해졌는데‥옹벽은 더 위험해졌다
입력
2023-07-14 20:03
|
수정 2023-07-14 20:0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