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댐 43년 만에 월류‥2천 명 대피

◀ 앵커 ▶

사흘째 이어진 폭우에 충북 괴산댐에서는 물이 댐 위로 넘쳐흐르는 '월류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980년 이후 43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댐 하류 지역 주민 수천 명은 새벽부터 긴급 대피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이승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검붉은 흙탕물이 댐 위를 타고 넘습니다.

수문 7개를 모두 열고 방류를 하고 있었지만 물이 댐 위쪽을 넘어 폭포수처럼 흘러내립니다.

오늘 아침 6시 30분쯤 괴산댐에서 물이 넘쳤습니다.

사흘째 쏟아진 폭우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유입량이 늘어난 겁니다.

댐 위로 물이 넘는 월류 현상은 3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국내 댐 가운데 폭우로 물이 넘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이고 두 번 모두 괴산댐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 1980년 7월에 이어 43년 만입니다.

[김경중/충북 괴산군 칠성면]
"지금 물 양도 많고 댐 붕괴 위험 같은 것도, 댐이 원래 오래된 댐이거든요. 그래서 걱정은 좀 되죠."

월류가 예상되면서 새벽 3시부터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습니다.

댐 하류인 괴산군 칠성면과 불정면, 충주시 살미면 등 저지대 주민 2천여 명이 마을회관과 체육관 등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이정순/충북 괴산군 칠성면]
"우리는 새벽부터 나와서 지금까지 이러고 있는 거예요. 겁이 나요. 우리는 이게 익숙하지 않아요. 겁나요."

괴산댐과 충주댐 등이 일제히 수문을 열면서 하류에서는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충주시 살미면 토계마을에서 주민 20여 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허동오/충북 충주시 가주동]
"지금 아침 새벽부터 지금 물이 계속 차오른 상태고 현재 물이 지금 너무 안 빠져서 지금 짐만 조금 계속 옮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류한 강물은 인근 농경지를 덮었습니다.

남한강 제방 아래 있는 농경지입니다.

그나마 제가 서 있는 곳은 농로이기 때문에 무릎까지 물이 차지 않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시설하우스들은 대부분 물 잠겨 작물이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조관옥/충주시 중앙탑면]
"물이 제방 쪽에서 역류돼서 막 '폭폭폭폭' 막 물이 위로 솟았었어요."

충북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린 가운데, 내일까지 최대 2백mm의 많은 비가 더 내릴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승준 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임태규(충북), 류진수(충북) / 화면제공: 손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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