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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탈출하라" 승객 구조 나섰던 버스 기사‥안타까운 희생자들

"먼저 탈출하라" 승객 구조 나섰던 버스 기사‥안타까운 희생자들
입력 2023-07-17 19:48 | 수정 2023-07-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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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고가 난 지하차도 배수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안타까운 사망 소식도 연이어 전해졌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적을 포기하지 못했던 가족들은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끝내 오열했습니다.

    변윤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하차도에 가득했던 물을 빼낸 뒤에야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급행버스 747번.

    버스를 운전한 50대 이 모 씨는 오늘 새벽 차량 밖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기존 노선도 아닌 지하차도에 들어섰다 갑자기 들이친 물에 발이 묶였던 긴박한 순간, 이 씨는 "창문 깨드릴테니 빨리 탈출하라"며 승객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버스기사 동료]
    "차 안에 있는 망치로 유리창을 깼다고 그러더라고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탈출할 수 있거든요. (승객들) 빨리 나가라고…"

    동료들은 이 씨가 평소에도 주변에 자상하고 배려가 깊었다며 안타까워합니다.

    "혼자 남을 아내 걱정이 클 거"라며 먼저 떠난 친구 생각에 가슴을 친 35년 지기, 버스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승객 먼저 살리려고 노력한 기사님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는 글귀까지..

    마지막까지 임무에 최선을 다한 희생에 애도하는 마음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버스기사 동료]
    "'승객이 있으니까 승객을 구조해야 한다'는 그 의무감이 있었기 때문에…"

    아파트 청소 일을 하러 나선 장모를 이제는 뵐 수 없는 사위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제발 이제 쉬시라고, 자식들이 모시겠다고 만류했지만, 더 말리지 못했던 게 이제는 한으로 남았습니다.

    [이봉기/유족]
    "혹시 거기(지하차도) 계신 거 아닐까라고 생각을 한 상태에서, 위치 추적을 하니까 그쪽이 마지막으로 뜬 거죠. 혹시나 (신호가) 좀 끊겼으니 아닐 거라고, 아닐 거라고…"

    차를 타고 뚫린 길을 갔을 뿐인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유족들의 슬픔이 분노가 되는덴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박대규/유족]
    "작년 태풍 힌남노 때 포항 냉천이 범람해서, 아들이 끝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소식을 듣고 남 일 같지 않고 괴로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습니까? 정말 참담합니다."

    아직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종일 사고 현장과 병원을 오가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방황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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