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도 농산물도 초토화‥농민들 망연자실

◀ 앵커 ▶

이번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6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충남 지역에서는 축구장 만 4천 개 크기의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유실됐습니다.

2년 연속 반복된 대형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농민들은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성국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닷새간 600mm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농촌 마을.

비닐하우스 안은 온통 뻘밭이고 다 자란 수박은 이리저리 나뒹굽니다.

이틀간 물에 잠겼던 수박 비닐하우스입니다.

수박을 돌려보면 이렇게 껍질과 속이 물러서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단단해야 할 멜론 껍질도 쉽게 갈라집니다.

출하를 코 앞에 두고 자식 같은 작물을 내다 버리는 농민의 마음은 무너집니다.

[이원재/충남 부여군 규암면]
"(정상적인 수박이) 한 개도 안 남았어요. 무릎까지 전체가 찼으니까… 마음이 아파 죽겠어요, 지금…"

마을을 덮친 빗물에 벼는 쓰러지고 콩은 뿌리째 뽑혔습니다.

이곳은 콩을 심은 논인데요.

다시금 비가 강해지면서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인다 해도 물이 닿으면 병충해에 약해져 결국 하나도 건질 수가 없습니다.

올해 정부 지원이 늘면서 콩 재배 면적이 늘어 타격이 더 큽니다.

[이의주/충남 보령시 남포면]
"비가 많이 오고 습하면은 콩이 이렇게 많이 죽어요. 콩은 6천 평 다 한 톨도 수확 못 할 정도로…"

불과 1년 전 400mm 폭우가 쏟아져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청양군은 올해도 600mm 넘는 물폭탄에 모든 게 잠겨버렸습니다.

주민 200여 명은 옷가지도 챙기지 못하고 급히 대피해야 했습니다.

2년 연속 되풀이된 수해에 파괴된 삶의 터전을 돌아보던 농민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김필배/충남 청양군 청남면]
"아이고 작년에도 농사 버리고 올해도 다 농사 하우스도 15동 다 때려 부쉈어. 둑 터져서… 저 물이 이리 와서…"

이번 집중호우로 충남에선 농경지 1만여 ha가 피해를 입었고, 19만 마리에 육박하는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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