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렇다고 강한 처벌만으로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아이들을 지켜내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원치 않는 출산이나 경제 여건 탓에 육아를 포기하려는 경우, 국가가 나서서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함께 나눠져야 이런 비극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20대 미경(가명) 씨.
가족에게도 숨긴 채 낳은 아이는 베이비박스에 맡겼습니다.
[이미경/미혼모 (가명,음성변조)]
"미혼모라는 그런 인식이 너무 안 좋고‥그러다 보니까 숨기고 싶어지게 되더라고요."
남들의 시선이 두려웠고, 경제적으로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미경/미혼모 (가명,음성변조)]
"생필품 같은 것, 아기를 좀 키울 수 있는 그런 경제적 지원이 (있었다면)..할 수 있다면 저도 진짜 안 보내고…"
미경씨는 3개월 만에 아이를 다시 데려왔지만, 모든 미혼모가 그런 선택을 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경/미혼모 (가명,음성변조)]
"잠도 못 잤고 진짜 밥도 잘 안 넘어가고‥왜냐하면 아기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나다 보니까‥"
2021년 말, 미혼모 지수 씨는 산부인과에 다니는 걸 애초에 포기했습니다.
[김지수/미혼모 (가명,음성변조)]
"산모들도 많고 막 그랬거든요. 근데 그때 시선이 막 집중되니까. 너무 그걸 못 견딜 것 같아서‥"
집에서 아이를 혼자 낳은 뒤 출생신고마저 힘들었습니다.
[김지수/미혼모 (가명,음성변조)]
"자가 출산을 하면 바로 출생신고가 안 되는데, 동사무소에서도 아예 이런 걸 모르시더라고요."
2021년 기준 국내 미혼모와 미혼부는 대략 2만 6천여 명.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충분한 의료 지원과 함께 출산 이후에도 필요한 경제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허민숙/국회 입법조사관]
"친생모로 하여금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고 자신감을 주고‥ 그런데 이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는 국가의 제도가 정비되어 있어야 돼요."
정부는 보호출산제를 조속히 도입해 미혼모들의 출산을 돕고,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는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남현택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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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비극 막으려면‥"출산·양육 부담 국가가 나눠야"
비극 막으려면‥"출산·양육 부담 국가가 나눠야"
입력
2023-07-18 20:25
|
수정 2023-07-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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