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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67년 터전‥"집 내려앉을까 걱정"

폐허로 변한 67년 터전‥"집 내려앉을까 걱정"
입력 2023-07-19 19:47 | 수정 2023-07-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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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위와 흙으로 뒤덮인 산사태 피해 현장은 복구도 쉽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언제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며칠째 대피소에서 먹고 자며 힘겹게 복구에 나선 이재민들을 제은효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마을을 둘러싸던 산 한쪽 면이 폭우에 쓸려 내렸습니다.

    뽑히고 부러진 나무들과 굴러든 바위덩어리들만 나뒹굽니다.

    지붕만 겨우 남은 집.

    토사가 집안 가득 들어차 흔적조차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7년 전 아내와 둘이 귀농한 마을 이장 이창진 씨.

    한순간에 주저앉은 보금자리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창진/천향2리 이장]
    "잘 살 거라고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저들(자식)한테 짐이 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픈 거지. 난 지금 무일푼이고 뭐 빈손이고 아무것도 할 게 없으니까."

    애지중지 농작물을 키워온 텃밭도 흙더미로 변했습니다.

    이곳은 원래 고추를 키우던 텃밭이었는데요.

    토사에 휩쓸려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루종일 흙을 퍼내도 끝이 없는 복구 작업.

    찌그러진 냉장고와 옷장.

    무너진 집에서 겨우 건진 건 이불과 옷가지뿐입니다.

    맥없이 무너진 비닐하우스도 뼈대만 앙상합니다.

    차로 15분 거리인 이재민 대피소.

    지원 물품이라고 해봐야 끼니 때마다 나오는 도시락과 담요, 생수 정돕니다.

    며칠째 텐트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의 표정엔 근심이 가득합니다.

    물바다가 된 집을 떠나 이곳에서 벌써 나흘을 보냈다는 85세 황기순 할머니.

    집 안으로 삽시간에 물이 들어왔지만 약봉지만은 악착같이 챙겨 나와야 했습니다.

    [황기순/천향2리 이재민]
    "물이 집으로 들어가서 집이 내려 앉을까 봐 그게 문제지"

    예천군에서만 60년 넘게 살았는데, 이런 폭우는 처음 봤다고 합니다.

    [황기순/천향2리 이재민]
    "열여덟에 정월달에 (예천에) 왔어. 오래 됐잖아. 장마는 숱하게 맞아도 산사태가 내려앉으니까 그런 힘든 일은 없었지 그래도."

    현재 예천군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만 50여 명.

    경북 전체에서 이번 폭우로 집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은 2천7백여 명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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