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경보 때는 오후 작업 중지' 권고 지켜지나 건설 현장 가보니‥

◀ 앵커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폭염 경보도 내려졌습니다.

얼마 전 저희가 폭염에 시달리다 숨진 마트 노동자의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더위에 노출된 다른 노동 현장은 어떨까요?

송서영 기자가 수도권의 야외 공사 현장들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뙤약볕이 내리쬐는 경기 고양시의 수도권 전철 공사 현장.

색안경에 마스크, 토시까지 중무장한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작업이 진행된 지 50여 분이 지나자, 한두 명씩 공사장 한 켠의 그늘에 모입니다.

취재진이 현장을 지켜보니, 매시간 작업자들이 그늘에 모여 쉬었다가 다시 복귀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고양시에는 오늘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는데, 고용부의 권고에 따라 매시간 10분씩 쉬게 하고, 가장 더운 오후 시간대 작업 시간을 조정한 겁니다.

[공사장 관계자 A (음성 변조)]
"33도 정도 되니까 일단은 아까 작업 시간 조정하고 50분 (작업)에 10분 (휴식) 그리고 지금 상황 보고 지금 40분에 20분 이런 식으로 일단 조정하고‥"

오후 4시에도 33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더위를 피해 제대로 쉴 수 있는 건설 현장은 많지 않습니다.

비슷한 시각인 오늘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이 곳은 더 더워 폭염 경보까지 내려졌습니다.

취재진이 지켜보니 가장 기온이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작업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노동자들이 그늘에서 쉬는 시간도 일정치 않아 보였습니다.

고용부는 폭염 경보가 내려지거나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야외 작업장에는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작업 중단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가뜩이나 장마 탓에 공사를 오래 쉬어 공기를 맞추려면 작업을 멈추기 어렵다고 합니다.

"공사장 관계자 B (음성 변조)"
"(폭염) 경보가 내렸다고 그래서 옥외 작업을 100% 중단을 해버리면 계획된 공정 공기라는 게 있잖아요."

다른 현장 관계자는 폭염 경보가 내려져도 현장 판단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거라고 주장합니다.

[공사자 관계자 C (음성 변조)]
"이 정도면 이렇게 탈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을 하는 거죠."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9일, 대형마트 옥외 주차장 노동자가 사망하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폭염에 대비해 노동자 보호조치가 필요한 야외사업장들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이상용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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