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현실이 된 기후재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살펴보는 연속 기획, 오늘은 집중호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도시 침수'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침수를 피해를 막기 위해서 깊은 땅속에 큰 터널을 만드는 '대심도 터널'이 최근 핵심적인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단 하루 만에 3백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서울.
강남을 가로지르는 테헤란로를 따라 세차게 급류가 흐릅니다.
물바다로 변한 대치역 네거리에는 여기저기에 차량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지난해엔 1시간에 114mm의 물폭탄이 떨어지며 서울 곳곳이 다시 물에 잠겼고 8명이 숨졌습니다.
올 장마에는 부산과 광주, 대구 등 주요 도시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로와 주택가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도시마다 빗물 펌프장과 저류조 등 침수 방지 시설이 있지만, 기후변화로 달라진 폭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해법은 '대심도 터널'입니다.
지하 40-50m 깊이에 직경 10m짜리 큰 배수관을 설치해 하천으로 물을 빼내는 대규모 시설로 '빗물의 고속도로'라 불립니다.
지난 2011년 강남역-한강 구간을 포함해 모두 7곳에 만들기로 했다, 시장이 바뀌면서 신월동 1곳에만 설치됐는데,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재추진을 발표했습니다.
2027년까지 강남 등 3곳, 2032년까지 나머지 3곳 설치를 목표로 현재 기본계획 용역이 진행 중인데, 시간당 100에서 110mm의 폭우까지 감당하도록 추진됩니다.
가장 큰 우려는 비용 대비 효과입니다.
활용 빈도가 높지않은데, 총 사업비 1조 5천억 원에 유지관리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2년 6곳이 사실상 백지화됐고 대신 빗물 저류조 등을 보강했습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2012년 서울시 자문위원)]
"유지관리비가 엄청 들죠. 그리고 그 공사비가 다른 거에 비해서 많이 들어요."
서울시에도 큰 부담이라 지방 도시들이 도입하긴 쉽지 않습니다.
주민 반대도 변수입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MBC 재난자문위원)]
"(강남 대심도터널) 출구점이 되는 한강시민공원 쪽에서 보면, 대규모 펌프장 시설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볼 때는 기피 시설 같은 것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지난 2016년 동작구에 설치하려던 빗물 저류시설과 유수지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이미화/서울시 동작구 주민]
"저류조를 넓게 파면, 주변 분들이 내 집이 위험하다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따라서 '대심도 터널' 외에 빗물 저류시설과 펌프장 증설 등 다른 침수대책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빗물이 '대심도 터널'로 가기 전 단계인 빗물받이와 배수관로 정비도 미리 해야 합니다.
이 밖에 건물마다 빗물을 저장하고 재활용하는 탱크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해법들도 검토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 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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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반복되는 도시 침수, '대심도 터널' 해법 될까
반복되는 도시 침수, '대심도 터널' 해법 될까
입력
2023-07-25 20:10
|
수정 2023-07-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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