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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원은 괴롭혀도 '직장 내 괴롭힘'아니다?

[단독] 선원은 괴롭혀도 '직장 내 괴롭힘'아니다?
입력 2023-07-25 20:29 | 수정 2023-07-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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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보신 것처럼 장영실호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한 여성 선원은 결국 10년 가까이 품어 왔던 항해사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가해자는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고 이직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어서 남효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장영실호에서 쓰러진 조수민 씨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지 일주일 만에 선사는 조 씨와의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조 씨에게 괴롭힘이 있었는지,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유는 '합의 하선'.

    조 씨가 선사와 합의해 배에서 내렸다는 거였습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지한 조 씨가 항의하자 선사 측은 그제서야 계약 해지를 취소했습니다.

    [조수민/전 장영실호 항해사]
    "저는 합의를 한 적이 없는데 왜 '합의 하선'인지. 어떻게든 회사가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건 개인의 판단에 의해서 한 거다'라고‥"

    석 달이 지난 이달 초가 돼서야 내놓은 선사의 자체 진상 조사 결과는 '문제 없음'.

    조사에서 선임 항해사는 "욕설은 혼잣말 추임새"였고, "성희롱 발언은 기억이 안 나"며, "폭력 행위는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료 선원들도 대부분 "아무것도 못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선사는 선원의 경우 근로기준법이 아닌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데, 선원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항목이 없어 처벌 근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수민/전 장영실호 항해사]
    "저에게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선원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이 없어요."

    선사는 오히려 조 씨에게 "허가 없이 진통제를 갖고 승선해 고의로 부상을 입었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선사 측 변호인]
    "과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얼마나 있었는지 이 부분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고 회사 측은 모르는 상태에서. 과연 조수민 씨 행동이 적절한 것인지도 의문이거든요."

    결국 해당 선임 항해사는 아무런 징계도 없이 다른 외항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에 심각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조 씨는 항해사의 꿈을 접었습니다.

    장영실호에서는 지난해에도 여성 선원이 성추행을 당했지만, 소유주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모든 운영을 선사가 하고 있다"며, 잇따른 사고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 (음성변조)]
    "기자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처음 확인을‥관련 부서에서도 전혀 상황을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해양수산청은 산업재해 여부를 가리기 위한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후속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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