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유족에도 사과 없어‥"이 장관, 책임 없다는 듯한 행보"

◀ 앵커 ▶

탄핵 기각 이후 업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늘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과 유족들을 찾는 등 수해 관련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바쁜 행보 속에서도 오송 참사나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기다려온 사과 발언은 없었습니다.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업무 복귀 이틀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재난업무에서 각 기관의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재난 대응은 국민의 생명이 걸린 일로‥내 일이 아니라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응과‥"

이후 14명의 사망자가 나온 오송 지하차도 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조문했습니다.

이 장관은 기자들 앞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족을 상대로 사과는 없었습니다.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조사 수사 과정 공유' 등이 포함된 유족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 별다른 언급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혹시 유가족 요구 사항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유가족 부분에 대해서만 한 말씀 해주세요.> ‥‥."

[최은경/오송 참사 유족협의회 공동대표]
"여기 왔다가 조문하고 간다. 그냥 보여주시려고 하시는 거지 저희 유가족의 슬픔이나 정말 애도하는 마음이나 그런 거는 저는 없다고 생각‥"

탄핵안이 기각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10.29 이태원 참사 유족.

이같은 모습을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족협의회 대표]
"많이 놀랐어요‥바로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서 마치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마냥 그런 행동을 하고‥"

마치 면죄부라도 받았다는 듯이 참사 책임자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2차 가해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호소했습니다.

[최선미/이태원 참사 유족협의회 위원]
"극우단체들한테 힘을 주죠. 자기들이 주장하는 걸 뒷받침해주는 결과를 낳지만‥"

탄핵 기각 직후 국민에게는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민 장관은 오송에서와 마찬가지로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아직까지 사과의 말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내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충북 청주를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신석호(충북)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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