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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오니까 특별 메뉴 준비해"‥복지회관은 사단장 개인식당?

"지인들 오니까 특별 메뉴 준비해"‥복지회관은 사단장 개인식당?
입력 2023-07-26 20:08 | 수정 2023-07-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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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면회를 온 가족들과 장병들이 주로 이용하는 군인 복지회관을 사단장과 지휘부가 개인 식당처럼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인들을 불러 사적인 모임을 하면서, 메뉴판에도 없는 16첩 반상에, 특별한 디저트까지 수시로 요구했다는 건데요.

    담당 업무를 맡았던 병사들 중에는 과로로 입원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은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선대학교' 마크가 그려진 수제 티라미수.

    지난해 8월, 육군 9사단 복지회관인 '백마회관'에서 나왔던 음식입니다.

    당시 사단장이 대학 동문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하면서, 모교 이름을 넣은 특별한 디저트를 주문해 만들었던 겁니다.

    일반 손님들은 구경도 못 하는 이런 메뉴는 사단장과 지휘부가 요구해야만 나오는 특별한 메뉴였습니다.

    과메기와 대방어회, 16첩 반상 한정식 등 고급 요리도 모자라, 관리병들이 30분 간격으로 반찬을 채워주는 특별 대우도 있었습니다.

    이달 중순까지 9개월 동안 사단 지휘부가 연 모임은 모두 120번.

    일주일에 두세 번꼴인데, 특별한 행사를 위해 9사단은 원래 2명이었던 회관 담당 병사를 10명으로 늘리기까지 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을 자기 집 요리사처럼 부려 먹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부조리이자 갑질이다."

    특혜는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군인 복지회관은 민간인들끼리만 이용할 순 없는데, 사단장의 교회 지인 모임을 여는 등 부적절한 사용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단장이 다니는 교회 장로 등 12명을 위해 회관을 대신 예약하고 특별 메뉴를 주문하는가 하면, 사단 주임원사는 지인의 상견례를 위해 회관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5배나 많은 관리병이 투입됐지만 대부분 68시간이 넘는 격무에 시달렸고, 이 가운데 2명은 과로로 무릎에 물이 찼고 병원에 입원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갑질'이 9사단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전 육군 복지회관 관리병]
    "간부가 갑자기 '양고기가 먹고 싶다', 그러면 저희가 나가서 시중에 파는 양고기를 직접 구매를 해서 (요리를) 해드렸어야 됐고요. 항상 12시가 넘어 퇴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육군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하고, 회관 관리병들의 복무 여건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이주혁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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