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량 니코틴 남편 살해"‥대법 "유죄 확신 못해 다시 재판"

◀ 앵커 ▶

니코틴 원액을 섞은 음식물을 먹여서 배우자를 살해한 사건.

국내에선 지금까지 세 번 적발이 됐습니다.

앞선 두 사건은 무기징역형이 확정이 됐는데요.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2심까지 징역 30년이 선고됐던 세 번째 사건에서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다른 사건과 달리 왜 무죄 판단이 나온 건지, 김지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5월, 평소 담배를 안 피운 것으로 알려진 남성이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숨졌습니다.

30대 아내가 니코틴 원액을 넣은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였다는 게 수사 결과였습니다.

미숫가루를 마신 남편이 "가슴이 타는 것 같다"고 호소했지만, 다시 흰죽을 먹였고, 응급실에 다녀온 뒤 이튿날 찬물을 또다시 먹였다는 겁니다.

수사기관은 내연 사실을 들킨 아내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했다고 봤지만, 아내는 자신의 내연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자살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세 차례 시도 모두 유죄로 봤지만 2심은 첫날은 혈액채취가 되지 않아 증거가 부족하다며, 둘째 날 범행만 유죄로 보고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조차 "유죄로 확신하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국내에서 알려진 '니코틴 살인 사건'은 세 건.

2016년 내연남과 짜고 10억 원 재산을 노리고 남편에게 니코틴을 먹여 숨지게 한 40대 아내가 첫 사건이었습니다.

니코틴 원액을 해외에서 구해오고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점 등이 무기징역 확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이듬해 일본 신혼여행 도중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에게 니코틴을 주입해 살해한 20대 남편.

살인 계획을 쓴 일기장이 발견되면서, 역시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이번 세 번째 사건의 경우 남편이 사실 담배를 피웠다는 목격담이 나왔고 반면, 아내가 니코틴 원액을 구하거나 치사량을 알아본 정황은 전혀 없었습니다.

물컵도 3분의 2가 남아있었습니다.

부부 사이 은밀하게 이뤄져 직접 증거가 없는 '니코틴 살인' 사건, 설득력 있는 간접증거의 존재가 유무죄 판단을 갈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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