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장마가 물러간 자리에 폭염의 위세가 대단합니다.
올여름 온열질환자는 천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폭염 사망자도 13명, 작년의 두 배에 달합니다.
그제 하루에만 야외 작업을 하던 농민 5명이 숨졌는데, 모두 70대 이상이었습니다.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농민들, 백승우 기자가 현장에서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농가.
'나이 많은 농민들의 경우 야외 작업을 자제하라'는 파주시의 안내 문자가 들어왔지만, 참깨 농사를 짓는 강신용 씨는 그럴 수 없습니다.
[강신용/67살]
"2~3일만 늦어도 바닥에 다 떨어져 버리고 사람이 먹을 건 없는 거지."
그늘 하나 없이 햇빛에 곧장 노출되다 보니 조금만 서 있어도 땀이 이렇게 흐르는데요.
달궈진 땅바닥의 온도는 50도가 넘습니다.
일반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로 동시에 찍어봤습니다.
전체가 벌겋게 달아오른 열화상 화면에선 사람과 지표면이 분간조차 되지 않습니다.
호박잎을 재배하는 김윤석 씨는 파종 시기를 이미 놓쳐 마음이 급합니다.
길었던 장마에 올해는 더 늦었습니다.
[김윤석]
"아무리 더워도 나올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안 하면 누가 돈을 주겠어요. 농사꾼들은 또 저런 것도 없잖아요. 4대 보험 이런 것도 안 들기 때문에 어디서 대출을 받기도 힘들고…"
질병관리청 공식 집계로만 올해 들어 발생한 온열 질환자가 벌써 1천1백여 명이고, 숨진 사람은 13명으로 작년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각 지자체들의 집계까지 합치면 사망자 규모는 20명에 육박하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제 하루 동안에만 야외 작업을 하던 70대 이상 노인 5명이 전국에서 숨졌습니다.
오늘 행정안전부의 폭염 대응 긴급점검회의에서도 고령층 농민들에 대한 온열 질환 예방 대책이 집중논의됐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가능하면 낮시간 작업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한다면 1시간에 15분씩은 쉬도록 권장합니다.
또 시원한 물을 자주 마셔 체온을 낮추고, 최소 2명 이상 함께 일하거나 주변인들에게 위치를 미리 알려, 위급 시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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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백승우
온열 질환 사망자 벌써 작년의 두 배‥폭염에도 일손 못 놓는 농민들
온열 질환 사망자 벌써 작년의 두 배‥폭염에도 일손 못 놓는 농민들
입력
2023-07-31 19:42
|
수정 2023-07-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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