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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위기 경보 올해 첫 '심각'‥에어컨 찾아다니는 '기후 난민'들

폭염 위기 경보 올해 첫 '심각'‥에어컨 찾아다니는 '기후 난민'들
입력 2023-08-01 19:55 | 수정 2023-08-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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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경기 여주의 기온이 38도를 넘어서는 등 오늘도 전국적으로 불볕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정부가 폭염 위기 경보를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심각' 단계로 격상했는데, 무엇보다 취약 계층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뜨거운 햇볕은 피했지만, 성에 안 차는지 연신 부채질을 하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시원하기로는 지하철에 오르는 게 낫습니다.

    오늘은 새벽 5시에 나왔다는 여든 살 고봉하 씨.

    목적지는 없습니다.

    그냥 더워서 지하철을 탄다고 합니다.

    [고봉하]
    "더위를 피하려고도 하고 시간을 좀 끌려고. 춘천 갔다 올 때도 있고 인천역으로 해서 오이도로 해서 금정역으로 해서 다시 여기 돌아오고.."

    주머니 사정도 마땅치 않아 변변한 피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고봉하]
    "시간이 있을 적에는 뭐 서너 시간 정도 그냥 지하철을 타요. 나이가 있어서 그냥 다른 거 취미를 할 수가 없어요. 뭐 돈의 여유도 없고"

    바깥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맺힐 정도로 더운데요.

    열차 안은 들어서자마자 열기가 가실 정도로 시원합니다.

    이른바 '폭염 난민'들에겐 인천공항도 인기 피서지입니다.

    가벼운 가방 하나만 챙겨 나와 창밖 비행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합니다.

    서울 도봉구에서 2시간이나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70대.

    [시민]
    "서울역까지 나와서 공항철도를 타고 여기로 오죠. 너무 더우니까 집에 있으면 할 일도 없고.."

    동네 복지센터나 공공도서관 등은 오래 머물 수 없어 공항이나 기차역이 좋다고 합니다.

    [정옥자]
    "나이가 먹으니까 갈 데가 없어. 그러니까 이제 이런 데 시원한 데 찾아다니는 거야. 외국 사람들도 많고 여간 좋네."

    폭염경보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유지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 여주시 점동면이 38.4도로 가장 더웠고, 서울은 34.2도까지 올랐습니다.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는 다음 주까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폭염 위기 경보를 올해 처음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남현택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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