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무더위 속에서 독감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중에 독감 환자가 크게 늘었는데요.
원래 무더운 여름철엔 독감 유행이 꺾이는 게 일반적인데, 올여름엔 왜 이런 걸까요?
박솔잎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어린이 전문 병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위 속에 온 가족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현영]
"얘가 먼저 걸리고 동생이라서 어쩔 수 없이 옮더라고요. 가까운 소아과에서 의뢰서 받아서 왔는데 거기에도 대기가 하루에 60명씩, 70명씩 돼요."
[김선율]
<친구들 감기 많이 걸렸어요?>
"네. 열도 많이 나고 재채기도 많이 한대요."
7월 셋째 주 기준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천 명 중에 17.3명을 기록했습니다.
독감 유행 기준인 4.9명보다 3.5배 더 많은 수치입니다.
대개 독감은 겨울에 유행하다 여름철로 접어들면 꺾이는데, 올해는 더위가 절정인 7월 말에도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김학영/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봄철 때 유행이 거의 마무리되고 초여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올해는 예년과 다른 양상‥"
특히 면역력이 낮고, 유치원과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소아 청소년들이 더욱 취약합니다.
7살에서 12살인 독감 의심 환자는 1천 명당 39.5명, 13살에서 18살 사이 환자는 30.4명으로 유독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면역 부채' 현상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걸 철저히 막아왔는데, 결국 그게 빚처럼 쌓여 더 큰 감염으로 돌아온다는 겁니다.
면역을 한창 키울 나이인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은 더 큽니다.
[김우주/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잔디가 돌을 치우면서 일어나듯이 지금 거리두기 풀리면서 그동안 집단면역 수준이 낮았던 상황에서 인플루엔자라든지 다른 바이러스가 일제히 코로나까지 지금 유행하는 거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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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솔잎
폭염 왔는데 독감 유행?‥'면역 부채' 탓일까
폭염 왔는데 독감 유행?‥'면역 부채' 탓일까
입력
2023-08-02 19:49
|
수정 2023-08-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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