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 사태를 둘러싸고 부실시공과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LH뿐 아니라, 건설 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철근 같은 자재를 빼돌려도 허술한 감리로 눈을 감아주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여기서 일한 철근공 열에 아홉은 외국인 근로자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른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
워낙 일이 힘들다 보니 숙련공 대신 비숙련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다는 겁니다.
[20년 경력 철근공]
"(일하다 보면) 빠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그래요. 힘들고 그러니까 안 하려고 그러지 젊은 애들이.."
이 때문에 작업 질이 현저히 떨어진 건 물론 문제가 생겨도 알아채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20년 경력 철근공]
"철근을 묶는 걸 결속이라고 하는데, 대충 묶으라 그래요. (실제로는) 반도 안 묶어요."
사정이 이렇다면 관리 감독이라도 더 엄격해져야 하는데 현장에선 오히려 관련 인력을 줄이는 추세.
이윤 앞에선 품질도, 안전도 무시되기 일쑤라는 겁니다.
[00건설 아파트 현장소장]
"법을 지켜야 하니까 품질·안전 이런 사람들은 채워 넣는데 공사 (관리) 인원은 안 채워 넣고 거기에서 인건비, 인당 생산성을 따 먹는 거지."
감리 과정에서라도 부실이 걸러져야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20년 경력 철근공]
"감시하는 감리단 자체도 그냥 넘어간다는 얘기예요. 감리가 어쨌든 아파트의 경우에는 잘 나오지도 않아요."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고의로 빼돌려진 철근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기도 합니다.
고철 업체 관계자는 "각종 공사장에서 몰래 빼돌려진 철근이 지금도 적잖이 거래되고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건설 고철업체 대표]
"LH 전직 임원들, 건설회사 높은 임원들 자기네들 (철근가공업체) 가공장으로 유치하려고 엄청 로비를 많이 해. 거기서 철근 빼먹기를 하는 거야‥"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관리·감독 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
전문가들은 현장 관리와 시공사의 인력 배치, 감리 인력 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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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철현
"철근 빼먹어도 모른 척"‥건설업계 "터질 게 터졌다"
"철근 빼먹어도 모른 척"‥건설업계 "터질 게 터졌다"
입력
2023-08-02 19:55
|
수정 2023-08-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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