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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DNA, 왕자에게 말하듯" 갑질 학부모는 교육부 직원

"왕의 DNA, 왕자에게 말하듯" 갑질 학부모는 교육부 직원
입력 2023-08-11 20:06 | 수정 2023-08-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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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육부의 한 5급 사무관이 초등생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입니다.

    편지엔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해달라'고 하는 등 황당한 요구사항들이 나열돼 있었는데요.

    이 사무관, 알고 보니 버젓이 자신의 직위를 드러내며 협박조로 교사에게 얘기했고, 직전에 또 다른 담임교사에 대해선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하지 마, 안 돼'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주세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고 적어놨습니다.

    '담임선생님께'라고 점잖게 시작했지만, 훈계조에 가까웠습니다.

    이 학부모는 교육부 소속 5급 사무관이었습니다.

    이 사무관은 자신의 소속과 직위가 표시되는공직자 메일로 이 글을 보냈습니다.

    [정수경/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일반 교사 입장에서는 교육부를 직접 대면하거나 이럴 일이 없거든요. 내가 교육부에 연락을 받을 일이 있나, 이렇게 자기 검열을 하시게 되죠."

    그런데 이 사무관은 이 편지와 함께 자신이 전임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문서도 같이 보냈습니다.

    후임 교사를 사실상 협박한 셈입니다.

    [박효천/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
    "교육부 직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나는 담임 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협박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직위 해제됐던 교사는 지난 5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올해 초 복직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이 사무관이 학부모로서 교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했다고 보고 지난 6월 '서면 사과'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무관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무관이 글에 남긴 '뇌손상' '극우뇌'란 독특한 표현 때문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지침을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특수교사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장은미/전국특수교사노조위원장]
    "사회적 규칙이나 관계에 대한 지도의 방법이 전혀 아니잖아요. 이런 건 저희의 교육 방법은 아니에요."

    교육 당국은 현재 대전의 한 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는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대전)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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