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장의 두 번째 '항명'‥"수사 거부‥축소 외압 느껴"

◀ 앵커 ▶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결과를 경찰에 넘겼다는 이유로 항명 사건의 수괴로 지목된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죠.

박정훈 대령.

박 대령이 군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외압의 주체인 국방부 예하 조직에서는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건데요.

박 대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 제3의 기관에서 수사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집단항명 수괴' 혐의 등으로 입건된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해병 대령.

오늘 예정됐던 국방부 검찰단의 조사를 명백히 거부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 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 대령은 5차례에 걸친 국방부 법무관리관과의 통화가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지시로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법무관리관이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를 한정해야 한다'고 말하자, "직접 물에 들어가라고 한 대대장 이하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는데, 법무관리관이 "그렇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또 국가안보실에 나가 있는 해병 협력관에게 '안보실장이 보고 싶어 한다'는 말과 함께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안보실에 나가 있는 해병 대령으로부터 제가 전화를 받고 '장관님 결재본을 좀 보내줄 수 없느냐, 안보실장님이 보고 싶어 한다'라고…"

국방부 차관의 문자 논란에 대해선 '해병대 사령관이 휴대전화를 보며 차관 문자를 읽어줬다'며, 사령관의 휴대전화 2개를 모두 포렌식해 보면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령은 또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없기에 '항명'이 아니라면서, 제3의 기관에서 수사를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정훈 대령/해병대 전 수사단장]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 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에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

박 대령의 수사 거부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은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령 변호인 측은 조만간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공수처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이주영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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