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신수아

[집중취재M] "사람 산 채로 해부·전시" 731부대원 추적해보니

[집중취재M] "사람 산 채로 해부·전시" 731부대원 추적해보니
입력 2023-08-12 20:22 | 수정 2023-08-12 20:49
재생목록
    ◀ 앵커 ▶

    일본군 '731 부대'를 기억하십니까.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을 상대로 잔혹한 생체 실험을 벌였던 부대죠.

    사람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라고 불렀는데요.

    일본 정부가 그 실체를 철저히 은폐하면서 8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 최근 731 부대의 계급과 이름이 적힌 직제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이 명단을 들고 일본 현지에서 731 부대원들의 흔적을 추적했습니다.

    ◀ 리포트 ▶

    일본 731부대는 최소 3천여 명의 조선인과 중국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였지만 일본 정부는 모든 문서를 소각해 그 흔적을 지웠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일본 학자가 731 부대원들의 이름이 담긴 직제표를 찾아냈습니다.

    [마츠노 세이야/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원]
    "관동군 방역급수부가 탄생한 직후인 1940년 8월 22일 시점의 부대 직원표이기 때문에, 그때 누가 있었는지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료가 나온 것입니다."

    직제표에 적힌 222명의 이름들.

    이 이름들은 왜 이제서야 세상에 처음 알려졌고, 이 문서로 어떤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일본에서 731 부대를 추적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14살 때 731부대에서 근무한 93살 스미즈 히데오 씨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마루타'를 산 채로 해부해 전시한 표본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스미즈 히데오/전 731부대 소년대원]
    "끔찍한 것은 여자 사람과 배 안에 있는 아이의 표본이 있었고‥"

    명단을 보고 기억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스미즈 히데오/전 731부대 소년대원]
    "(제 부대에서) 교육을 시켜주는 사람도 이름은 전혀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전부 비밀이었습니다. 그래서 계급으로만 부르고‥"

    731부대 전시관이 있는 나가노현의 평화기념관도 찾아갔지만 명단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없었습니다.

    일본 지자체의 반대로 부대원들의 증언 전시가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하라 히데아키/평화자료수집위원회]
    "박물관에 731부대에 대해 전시한 곳이 없다. 또 (일본 정부 국회 답변에 따르면) 731부대가 세균전을 했었다고 하는 것을 쓴 공문서는 없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명단에 적힌 한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1948년 도쿄의 제국은행에서 일어났던 독극물 살인 사건.

    12명이 독살된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일본 경찰은 한 남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그 남성이 731부대의 대원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이번에 공개된 직제표에서 찾았습니다.

    [가와무라 가즈유키/신주쿠 전 구의원]
    "고카타 씨라는 사진 기사 이름인데‥ '오리엔탈 사진공업' 사진 기사였던 사람이고요. 아마도 마루타 실험을 할 때 사진 촬영 등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이라면 일본 정부는 오래전부터 731부대 대원들 명단을 따로 관리해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은폐 속에서 그 존재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731부대.

    잔인한 실험에 참여했던 731 부대원들은 전쟁 직후 대학과 병원으로 대거 복귀해 부유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신재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