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왕종명

백여 년 만 최악의 산불 참사 "얕잡아 봤다"

백여 년 만 최악의 산불 참사 "얕잡아 봤다"
입력 2023-08-13 20:12 | 수정 2023-08-13 20:14
재생목록
    ◀ 앵커 ▶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벌써 엿새째입니다.

    불길이 잦아들고는 있지만 완전히 꺼지지는 않고 있는데요.

    사망자는 93명으로 늘었고, 미국 산불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하와이 당국의 안일함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일가족 6명을 태운 자동차가 불길을 뚫고 필사적으로 탈출합니다.

    [마우이 주민]
    "오‥ 세상에. 이쪽이 아니야. 안 돼, 안 돼."

    더 이상 탈 게 없어서 불길이 잦아들자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일상의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마우이 주민]
    "여기가 전부 식당입니다. 이제는 모든 게 사라졌어요. 항구, 산책로, 예전의 모습."

    그래도 어떤 이는 자동차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탈출한 덕에 어떤 이는 바닷물에 뛰어든 덕에 살았다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존 싱어/마우이 주민]
    "저는 지붕 꼭대기에 앉아서 3시간 동안 불길과 싸웠어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움직여야겠다"고 바다로 달려갔습니다."

    금방 꺼질 수도 있던 작은 산불이 토네이도 바람 탓에 여기저기로 번지면서 인간의 무력감만 원망했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일단 세계 최대 규모라던 하와이의 옥외 사이렌 경보기부터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콜 밀링튼/마우이 주민]
    "트럭에 올라 탔을 때 전화기가 한 번 울린 게 유일한 대피 안내였어요. 그 경고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특히 재난 대비 인력이 부족하지만 산불의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하와이 당국의 자체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애초에 분노한 자연의 위력을 얕잡아 본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비 프레이저/기상학자]
    "이번 사태가 얼마나 큰 재앙이었는지를 감안할 때 하와이주와 다른 기관에 많은 압박이 있을 겁니다."

    산불 사망자는 93명으로 늘어 1918년 이후 백여 년 만에 미국 내 최악의 산불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연락이 끊긴 주민 수가 여전히 천 명을 넘어 인명 피해가 더 늘 수도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세 배를 태운 산불은 약 90% 꺼졌지만 마른 땅 밑에서 지금도 나무뿌리가 불타고 있다는 목격담이 있다 보니 불길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편집 : 박천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