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법원이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판사가 고등학교 때 쓴 글까지 거론하며 비판했던 전주혜 의원 역시 판사 시절 비슷한 판결을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진석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근거는 뭔지, 판결문 내용을 찬찬히, 다시 살펴봤습니다.
김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 당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SNS에 "뇌물 혐의로 조사를 받은 권양숙 씨가 부부싸움 끝에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적었습니다.
6년 만에 1심 법원은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지난 10일)]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판사가 고등학교 때 쓴 글을 보면 노 전 대통령 팬클럽 '노사모' 수준이라며 판사 개인을 공격했습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판결입니다."
판결문에서 판결 근거를 따져봤습니다.
먼저, 정 의원 글은 완벽한 허위였습니다.
"부부싸움", "가출", "혼자 남았다" 모두 거짓.
정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들었다고 했지만, 이 전 대통령조차 부인했습니다.
죄질도 좋지 않다고 봤습니다.
6년간 유족에게 직접 사과한 적 없고,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또 다른 범죄도 저질렀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수사 착수 1년 만에야 정 의원을 우편조사하고, 한참 뒤 단 한 차례 소환한 뒤, 5년 만에야 기소했다"며 "그새 정 의원은 또 다른 형사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질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명예훼손 사건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보통인데, 실형은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판사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았던 전주혜 의원은 판사 시절인 지난 201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의혹을 제기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당시 전주혜 판사는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하는 고위공직자로서 책임이 무겁다"며 조 전 청장을 30분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전주혜 의원은 "조현오 전 청장 사건의 경우 문제의 발언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1년 뒤여서 사회적 파급력과 관심이 더 컸고, 검찰도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며 "정진석 의원 사건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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