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검찰이 '철근' 없는 아파트 단지 건설과 관련해서 한국 토지 주택 공사, LH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자체 개혁은 물론이고 내부 감사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외부 수사까지 받게 된 건데, '해체 수준의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동욱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압수수색은 건설안전처와 주택구조견적단 등 LH 본사 핵심 부서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이한준 LH 대표가 스스로 "자체혁신이 어렵다"고 자인한 지 5일 만입니다.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합병으로 태어난 LH.
[이지송/LH 초대 사장(2009년 10월)]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공기업으로서의 사명감과 국민을 섬기고자 하는 각오로…"
표면적으론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정부주도의 개발사업 축소와 함께 부서 통합이 이뤄졌고, 특히 하루 이자만 85억 원이 나가던 525%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19%까지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토지 수용부터 건설사업까지 부동산 개발 정보와 권한을 독점하면서, 이권 개입 여지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3기 신도시 개발 과정에는 미공개정보를 알게된 간부와 일반직원 등이 땅투기에 개입했지만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LH가 자체 적발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습니다.
당시에도 LH는 감시 시스템과 윤리 강령을 정비하고, 퇴직자 취업 제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장충모/당시 LH 사장직무대행(2021년 3월)]
"다시는 투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습니다."
말 뿐이었습니다.
지난 4월 철근누락으로 인한 붕괴사고로, LH 전관예우의 민낯이 드러났고, 실태조사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고의 보고 누락까지 밝혀졌습니다.
'안전'이라는 기본 가치를 포기하면서 LH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셈이 됐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지난 9일)]
"현황판조차 취합이 안 되는 LH, 이러고도 존립할 근거가 있습니까."
사실상 임기가 끝난 임원들의 사표를 제출하는 '꼼수 사퇴'까지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LH 해체론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쇄신의 첫 번째는 저는 인원 감축이나 인원 분할이 있어야 한다고 보이고요. 두 번째는 전관예우를 끊는…"
LH 대신 주택청을 만드는 방안까지 거론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과 직원들의 공무원 전환은 오히려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다만, 오는 10월 정부 개혁안에서 기구 축소와 대폭적인 권한 제한은 피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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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동욱
'철근 누락' LH 본사 압수수색‥'해체론' 대두된 LH
'철근 누락' LH 본사 압수수색‥'해체론' 대두된 LH
입력
2023-08-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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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8-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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