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시가 최근 천억 원 규모의 지하차도 건설 사업자를 발표했는데,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시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위험한 공법이다", "이대로 지으면 무너질 수 있다" 이런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데요.
먼저 이지은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지상 공원화 작업이 시작된 서울 양천구의 국회대로.
4년 뒤부턴 차량 통행이 모두 지하로 이뤄질 계획입니다.
전체 지하차도 중 590M의 일부 구간.
기존 경인지하차도와 지상도로의 차량 통행을 유지한 채, 그 아래 차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지난달 사업자가 최종 선정됐는데, 착공 전부터 우려가 잇따릅니다.
이 업체가 적용한 특허 공법은, 이른바 '강관 압입' 방식을 기반으로 한 'STS공법'.
지반의 단면에 강관들을 가로로 꽂아넣어 위쪽이 막힌 'ㄷ'자 모양의 구조물을 만든 뒤 흙을 파낸다는 공법입니다.
강관들을 연결해 압력을 견디도록 하는 게 핵심 기술로 평가됩니다.
문제는 이번 공사에선 위쪽 강관을 넣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상부의 강관 역할을 기존 도로가 대신하게 하고, 그 아래 지지대만 '11'자 모양으로 설치한 뒤 흙을 파낸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방식이라며 붕괴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상부의 어떤 교통 하중들, 또는 다른 영향 요인들, 지하수라든지 여기에 의해서 하부 쪽으로 물이 들어올 수도 있는 거고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무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상부 도로가…"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들도 '주변 흙이 내려 앉거나, 지지대를 설치해도 도로 일부에 균열이 갈 수 있고, 아예 시공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업체 측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도로 바로 아래 흙을 모두 걷어낸 뒤, 지보재 등으로 받치는 지금의 방식이 안전성과 시공성, 경제성 면에서 모두 유리하다"며 "오히려 상부에 강관을 넣었을 때 침하가 발생할 여지도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성 확보의 구체적 근거가 뭔지, 또 이런 방식의 '11'자 모양 시공 경험이 있는지 등에는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3D그래픽 : 한석·천민혁 / 영상취재 : 김승우·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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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지은
[단독] 1천억 원 규모 서울 지하차도공사‥"무너질 수도" 착공 전부터 우려
[단독] 1천억 원 규모 서울 지하차도공사‥"무너질 수도" 착공 전부터 우려
입력
2023-08-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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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8-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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