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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비 쏟아져도 전국 공사장서 콘크리트 '콸콸'‥"걱정되지만 못 막아"

[바로간다] 비 쏟아져도 전국 공사장서 콘크리트 '콸콸'‥"걱정되지만 못 막아"
입력 2023-08-30 20:09 | 수정 2023-08-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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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김민형 기자입니다.

    철근을 빼먹은 아파트 부실 시공에 대대적인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건축 업계가 또다시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도 공사 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특히 "비 올 땐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 안 된다", 이런 상식조차 당연한 듯 무시되는 현장들,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 신축 현장.

    비옷을 입은 작업자가 콘크리트를 바닥에 펴 바릅니다.

    옆에는 우산을 쓴 현장 관계자가 걸어 다니며 작업 과정을 지켜보는데요.

    이때가 어제 오전 11시.

    시간당 18mm의 비가 내리는데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제보자 (음성변조)]
    "굉장히 걱정되고… 사람이 다치거나 큰일 나면 너무 진짜 참사잖아요."

    오후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타설된 콘크리트 위에 비닐을 덮어 놨지만, 군데군데 빗물이 고인 곳들도 눈에 띕니다.

    [현장소장 (음성변조)]
    "어저께 치다가 좀 잔량이 좀 남았어요. 그래서 그거를 오늘 좀… 중간에 비가 좀 오고 그래서 나름대로는 측면에 비닐 깔고… 물 안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덜 들어가게 최대한 막아가면서…"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빗물이 들어가게 되면 강도가 떨어지고. 콘크리트 다 타설해 놓고 비닐을 씌워놓는 것은 의미는 없다는 거예요"

    이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8월 한 달에만 전국에서 20건 가까운 제보가 MBC에 들어왔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레미콘 차량이 줄을 잇고, 펌프카에서 콘크리트가 쏟아져나오고, 거리낌 없이 타설 작업이 이뤄지는데요.

    [제보자 (음성변조)]
    "공사하는 분들도 이제 '이거는 너무 심한데'… 어쨌든 하라면 해야 되니까. 시청에 알렸는데 '한번 저희가 노력을 하겠다'… "

    문제는 비가 온다고 해서 무조건 타설을 막을 수도 없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의 시방서에 따르면, 눈이나 비로 콘크리트 품질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책임감리의 검토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유해한 경우'가 무슨 뜻인지, 국토부도 명확한 설명을 못합니다.

    시공 업체들은 강수량이 '시간당 4~5mm' 정도면 책임감리 판단하에 작업을 해도 된다며, 자체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현장 관계자 (음성변조)]
    "사실 고쳐질 수도 없겠지만, 너무 이렇게 타이트한(촉박한) 공기가. 내일 아침부터 타설을 하는 일정이다 보니까 비가 와도 일을 해야 되는 거죠."

    국토부는 "표준시방서를 구체화하는 쪽으로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전국의 공사 현장에선 오늘도 빗속 콘크리트 타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남현택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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