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 국군 장병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적금이 있습니다.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제대할 때 정부가 지원금을 더해주는 18개월 만기의 '내일준비적금'인데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장병들의 가입이 지연됐습니다.
그런데 불이익이 없게 해주겠다던 당시 이야기와 달리 군 당국이 나 몰라라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장병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2월, 육군 모 사단 신병훈련소에 입대한 김 모 씨.
내일준비적금에 가입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탓에 안 된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김 모 씨/육군 현역병 제대]
"'자대로 이동하면 된다. 그냥 자대로 가서 하라'는 그런 태도만.."
결국 김 씨는 신병훈련소를 수료하고 자대 배치를 받은 뒤에야 내일준비적금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18개월 만기에서 두 달이 모자랍니다.
내일준비적금은 한 달에 최대 40만 원을 은행 두 곳에 넣을 수 있는데 6개월 이상 가입할 경우 정부가 지원금을 얹어주는 적금입니다.
18개월 만기 시 1천만 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어 작년 말 기준 가입률이 97%를 넘을 정도로 장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자대 배치 후 불이익이 없게 해주겠다 했지만, 정작 김 씨에게 돌아온 답은 대책이 없다는 얘기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직접 제보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김 모 씨/육군 현역병 제대]
"'해결책은 없다.' 그래서 이제 '국민 신문고, 언론사 이런 데 제보하겠다' 했는데 이렇게 말을 해도 '그냥 차라리 그래라' 이런 식의 반응을.."
실제로 MBC 취재결과 지난해 상반기 동안 코로나19를 이유로 제때 적금에 가입하지 못한 육·해·공군 장병은 군에서 확인해 준 인원만 모두 5,400여 명에 달합니다.
육군본부는 특정 부대에서만 가입이 지연됐다고 했지만 김 씨의 말은 다릅니다.
[김 모 씨/육군 현역병 제대]
"다른 주변에 사단 신병 교육대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주변에 자대에서 온 다른 인원들도 그렇게 말하고.."
지난해 상반기 육군에 입대한 신병은 9만 6천여 명.
피해자 수가 실제론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는 겁니다.
가입이 지연될 경우 피해를 보는 금액은 한 달에 15만 원 가량.
[김 모 씨/육군 현역병 제대]
"15만 원이라는 금액이 이제 그냥 신경 끄고 넘길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그래도 나라를 위해서 최대한 이제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
MBC 취재가 시작되자 국방부는 뒤늦게 대책을 내놨습니다.
국방부는 자대 배치 후 적금에 가입한 경우에 한해 정부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병역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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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덕영
코로나 핑계 내일준비적금 가입 지연‥"직접 언론사 제보해라"
코로나 핑계 내일준비적금 가입 지연‥"직접 언론사 제보해라"
입력
2023-09-02 20:17
|
수정 2023-09-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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