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는 선망의 직업이었죠?
하지만 잇따라 터져 나오는 교육 현장의 부조리들이 예비 교사들의 꿈을 좌절시키고 있는데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진로를 바꾸거나, 아예 학교를 자퇴하는 교대생들마저 급증하고 있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저녁 서울교대 운동장.
검은 옷을 입은 이 학교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앉았습니다.
[박준휘/서울교대 재학생]
"예비 교사로서 선배 교사님의 안타까운 사건은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에 맞춰 따로 마련한 교대생들의 추모 집회.
현직 교사들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습니다.
[현직 교사(음성변조)]
"지금 (예비 교사들이) 너무 많이 실망되고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다시 한번 후배들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선배 교사들의 안타까운 비극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불안한 미래를 예감하고 있습니다.
평소 학교 수업과 현장 실습 등을 통해 교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 들었지만, 교단에 서겠다는 꿈은 점점 희미해집니다.
[김덕유/서울교대 재학생]
"실습을 나간다고 하더라도 '어째서 민원 처리하는 법에 대해서 배우고 또는 학부모의 갈등을 받지 않는 법, 고소당하지 않는 법에 대해서 알아가야 하나'라는 현실에 많이 좌절을 했었습니다."
이미 동요하고 있는 젊은 교사들을 마냥 붙잡기도 힘든 현실입니다.
[황수진/교사노조연맹 부대변인]
"특히 20대에서 30대 초반 선생님들은 많이 (진로) 고민을 하세요. 애들만 가르치면 되고 생활지도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더니 그거보다 더 몇 배의 다른 업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교대 졸업반 자녀를 둔 초등교사 어머니가 '새로운 진로를 찾겠다'는 딸의 결정에 '다행스럽다'며 안도할 정돕니다.
[정경희/교대생 학부모(현직 초등교사)]
"모든 책임을 선생님 탓이다. 이렇게 하는 분위기가 선생님들로 하여금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게 점점 우리한테 활동 범위를 줄이게 하고. 이런 분위기 속에 (아이가) 들어올 필요가 없는데…"
수도권의 교육대 2곳과 한 4년제 대학 초등교육과 등 3곳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중도 자퇴생은 지난 2018년 26명에서 지난해 155명으로 6배가 됐습니다.
특히 서울교대는 4년 새 8배나 급증했습니다.
[김세빈/서울교대 재학생]
"제가 나중에 나갔을 때 아마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거라는 거를 다 알면서 그 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니까."
학령 인구 감소로 교원 임용 규모가 줄어든 데다, 좁은 문을 뚫고 들어가도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한재훈 / 영상편집: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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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서영
[집중취재M] "고소당하지 않는 법부터 배워야"‥교직 포기하고 자퇴하는 교대생들 급증
[집중취재M] "고소당하지 않는 법부터 배워야"‥교직 포기하고 자퇴하는 교대생들 급증
입력
2023-09-05 20:02
|
수정 2023-09-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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