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 만에 북러 정상회담‥김정은 "제국주의 맞서 함께 싸울 것"

◀ 앵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만났습니다.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머리를 맞댄 두 정상은 군사 분야 협력을 비롯해 한반도 정세 등의 의제를 놓고, 회담을 이어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도와 서방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고, 푸틴 대통령도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지난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지 4년 5개월 만입니다.

하루 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먼저 도착한 푸틴 대통령.

30여 분 앞서 회담장에 와, 직접 김 위원장을 맞이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바쁜 일정 속에서도 대통령이 같이 우리를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눈 북러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소유스-2' 로켓 발사 시설을 함께 둘러봤습니다.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정상회담은 현지시간 낮 2시 반쯤, 우주기지 안에 있는 발사체 설치·시험동에서 시작됐습니다.

국기 앞에 앉은 두 정상은 모두 발언에서 양국 간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우주와 군사 분야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오늘 회담에서 우리는 경제 협력 문제, 인도주의 성격의 문제, 그리고 지역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맞서 성스러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께서 취하시는 모든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해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반제국주의)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오후 4시쯤 배석자 없이 일대일 회담까지 진행한 두 정상은 3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고 만찬에 들어갔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이 자리에 참가한 모든 동지들의 건강을 위해서 잔을 들 것을 제의합니다."

만찬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분위기가 우호적이었으며 양국이 단절 없는 전략적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하루 만에 끝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힌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만찬 직후 우주기지를 떠났습니다.

북러 정상이 만난 건 이번이 15번째로, 김 위원장은 앞으로 수호이 전투기 생산공장을 방문한 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도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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