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2곳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물바다‥리비아, 최소 5천 명 사망

◀ 앵커 ▶

열대성 폭풍으로 대홍수가 발생한 리비아에서는 사망자 수가 5천 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실종자도 최소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이 되면서,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홍수의 배경에는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함께,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경미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대홍수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사망자 수가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리비아 동부 지역 정부는 현지시간 12일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만 사망자가 5천300명 이상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집계된 사망자 수보다 최소 3천 명이 늘어난건데, 실종자도 최소 1만 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리비아 홍수 지역 주민]
"안타깝게도 사람 절반이, 아마도 90%가 익사한 것 같습니다. 이모도 집 전체를 잃었습니다."

데르나는 현지시간 지난 10일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폭풍우 다니엘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외곽에 있는 댐 2곳까지 무너지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이들 댐에서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엄청난 양의 물이 데르나를 덮쳐 도시를 초토화시킨 겁니다.

지중해에서는 한해 두세번 정도 '메디케인'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가 동반된 건 이례적입니다.

리비아에서는 이번 피해를 키운 댐 붕괴가 '예견된 재앙'이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데르나 지역 댐이 무너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수 작업을 진행할 것을 경고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또 오랜 내분과 부패, 외세의 간섭으로 몸살을 앓는 리비아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 혼란도 한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리비아에서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경미입니다.

영상 편집: 김관순

* 본 방송 중 리비아 홍수 뉴스와 관련 없는 화면이 송출돼, 인터넷 뉴스에서 화면을 재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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