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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났는데 통행금지령?‥"리비아 대홍수는 인재"

홍수났는데 통행금지령?‥"리비아 대홍수는 인재"
입력 2023-09-15 20:10 | 수정 2023-09-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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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리비아 대홍수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 수가 2만 명을 훌쩍 넘은 가운데, 현지 당국이 대피령이 아닌 통행금지령을 내려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무너진 댐 역시, 심하게 노후됐는데도 10년 넘게 유지보수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윤성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홍수를 막아줘야 할 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가득했던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댐 주변은 시뻘건 진흙뻘이 됐습니다.

    "여기가 댐이 있던 자리지만 지금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온통 진흙투성이입니다. 콘크리트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쏟아낸 폭우에 댐 두 곳은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이후 길고 좁은 협곡이 깔대기 역할까지 하면서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습니다.

    건물 6층 높이 물살이 도시 25% 면적을 한꺼번에 덮쳐 최소한 1만 1천여 명이 숨진 겁니다.

    여기에 1만 명 넘는 실종자가 나왔고 상당수는 물살과 함께 지중해로 쓸려내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사의 시작은 지중해의 열대성 폭풍 때문으로, 특히 이번 폭풍 다니엘은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에 세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서로 갈라져 내전 중인 상황도 역대급 재난을 부른 이유입니다.

    다니엘이 하루 4백mm 이상의 폭우를 뿌리며 접근하는데도 현지 당국은 대피령 대신 통행금지령을 내렸다는 의혹이 우선 제기됐습니다.

    무너진 댐들도 외국 보수업체가 철수한 뒤 10년 넘게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리비아의 세바대학은 댐 노후화가 심각하다며 유지보수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압둘-하미드 드베이바/국민통합정부(리비아 서부) 수반]
    "댐 문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주제입니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고, 심지어 지방의회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천재지변'에 '인재'까지 겹친 댐 붕괴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내전상황에서도 리비아 당국은 긴급조사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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