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송서영, 구나연

[제보는 MBC] "'프로젝트 돕겠다'며 접근해 성폭행·스토킹"‥'마당발' 이사장의 두 얼굴

[제보는 MBC] "'프로젝트 돕겠다'며 접근해 성폭행·스토킹"‥'마당발' 이사장의 두 얼굴
입력 2023-09-18 20:04 | 수정 2023-09-22 09:22
재생목록
    ◀ 앵커 ▶

    오랜 기간 성폭력 피해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용기를 내서 저희 MBC에 제보를 주셨습니다.

    문화계는 물론이고 정가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한 사단 법인의 이사장으로부터, 3년 가까이 성폭행과 스토킹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건데요.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1심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되면서, 조만간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먼저 송서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2020년 4월, 한 문화 프로젝트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던 여성 프리랜서 김 모 씨.

    홍보 전략을 짜던 중 문화·예술 분야의 한 재단 이사장이라는 강 모 씨를 소개받았습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이사장이 홍보대사로 있었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라서 저희 팀원들이 '그 사람이 적임자'라고 해서 제가 연락을 했어요."

    '정계와 문화계에 인맥이 넓다'며 적극적 지원 의지를 보이던 강 씨, 하지만 한 달 만에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주말에 사무실로) 불러내서 이제 직원들도 없잖아요. 갑자기 성폭행을 해버려요. 저도 그렇게 당했거든요. 거기 안에는 CCTV도 없고 증거도 없으니까…"

    악몽 같은 피해는 이후로도 호텔이나 차량 등에서 계속됐다고 합니다.

    특히 이사장 강 씨는 피해자 김 씨가 찍힌 불법 촬영물까지 손에 넣고, 유포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성관계를 강요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가 응하지 않자 강 씨는 협박의 수위를 높인 SNS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성매매 여성보다 더 지저분하다"는 막말과 함께, "적어도 5명에게는 꼭 보내야겠다"는 등 불법촬영물을 유포할 것처럼 으름장을 놨습니다.

    이렇게 보낸 메시지와 통화 시도만 한 달간 70여 차례.

    심지어 김 씨의 가족에게도 마수를 뻗쳤습니다.

    김 씨 어머니에게 여러 번 문자를 보내 "4월 개봉박두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등 촬영물 유포 협박을 이어갔습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우리 엄마한테 전화했을 때, 그때 전화해서 '다시는 (딸이) 이 바닥에서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 그런 협박들…"

    견디다 못한 김 씨는 올해 2월 경찰을 찾아 고소했습니다.

    강 씨는 불법촬영물 소지와 협박, 스토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이 구형돼 조만간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안준혁

    ◀ 앵커 ▶

    김 씨는 3년 가까이 이어진 이사장의 범행을 그저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협박이 무섭기도 했지만 평판에 민감한 업계에서 이사장의 영향력을 가볍게 보기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김 씨의 신고로 사건이 불거지자, 이사장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김 씨가 고소를 결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3년.

    첫 피해 뒤 사과를 요구했지만 강 씨는 "계속 없는 이야기를 만든다"며 범행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 없던 듯 정치인, 법조인, 문화예술계 인사가 함께하는 자리마다 김 씨를 불러냈습니다.

    계속되는 강 씨의 영향력 과시에 김 씨는 점점 용기를 잃어갔습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정치인들, 유력 인사들, 연예인들… 친분을 굉장히 과시를 했고 국회의원들이나 검사, 변호사 초청을 많이 해요. 그래서 굉장히 공적인 느낌이 들게끔 만들어요."

    강 씨는 함께 진행하던 업무가 끝나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거절하기 어려운 자리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업계에서 성공하고 싶었던 내 욕심을 교묘히 이용한 것 같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새로운 당근 같은 걸 저한테 한 번 주더라고요. '이걸 네가 해야되지 않겠냐, 성공해야 되지 않겠냐'… 그렇게 해서 또 참으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하지만 수치심과 모멸감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던 김 씨는 "업계에 다시는 발 못 붙이고 싶냐"는 협박까지 받게 되자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일단 입증이 가능한 불법 촬영물 협박과 스토킹 등 혐의로 강 씨가 법정에 서자,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화가, 기자, 문화예술사업 대표 등 김 씨와 직접 연락한 사람만 4명.

    피해자는 더 있을 거라고 합니다.

    [김OO/피해자 (음성변조)]
    "7년 구형이 딱 떨어지고 나서는 여자 분들이 저한테 제보를 막 하기 시작했어요… (구속됐다가) 이제 (보석으로) 딱 나오니까 (제보가) 싹 들어가버렸어요. 그 사람들은 아직도 두려워하고 있고…"

    가해자 강 씨는 M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휴일 연락이나 피해자 어머니에게 취한 연락은 전부 업무를 위한 연락이었다"며 협박과 스토킹 등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또 촬영물 유포 협박 혐의에 대해선 "가족들이랑 남자 지인 5명에게 알릴 수 있다고 전한 것뿐이지 협박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경찰은 강 씨의 성폭행과 강간미수 등 혐의에 대해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지난 4월 구속됐던 강 씨는 보석으로 풀려나 재단 이사장직에 복귀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남은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