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헤어진 연인을 스토킹하고 집 앞으로 찾아가 살해한 30대 남성의 첫 재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의 유가족은 가해자가 "여전히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엄벌에 처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헤어진 여자친구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다, 끝내 집앞으로 찾아가 살해한 30대 설 모 씨.
오늘 열린 첫 공판에서 그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설 씨는 지난 7월 17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출근길에 나서던 전 연인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숨지게 했습니다.
피해자가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놀라서 뛰어나온 피해자의 어머니도 설 씨의 흉기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설 씨는 범행에 앞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100m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아놓고도 무시한 겁니다.
범행 직후 현장을 목격한 6살 딸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잔혹한 점,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점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족은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보복살인' 혐의가 왜 적용되지 않았나며 따져 묻고 있습니다.
[피해자 유족]
<보복 살인 혐의가 적용이 안 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유가족은 절대로 그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요. 다시 한번 판단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설 씨는 재판 내내 정면을 응시했을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
[피해자 유족]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반성을 안 하고 있어서 사실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너무 깜짝 놀랐고요. 정말 엄벌에 처해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도 사과나 유감을 밝히지 않았던 설 씨는 재판에 넘겨진 이후 여섯 차례 반성문을 냈습니다.
피해자 측도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탄원서 4만 3천여 장을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설 씨가 형기를 마치더라도 재범의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며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 영상편집: 권지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김현지
유족엔 사과 없이 반성문만 6차례‥인천 스토킹 살해범 첫 재판
유족엔 사과 없이 반성문만 6차례‥인천 스토킹 살해범 첫 재판
입력
2023-09-19 19:20
|
수정 2023-09-19 19:21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